
SK바이오팜이 뇌전증 혁신 신약 세노바메이트(Cenobamate)의 미국 시장 성장에 힘입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7일 공시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의 2026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22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9.7% 급증했으며,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은 1000억원, 당기순이익은 1027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17.2%, 영업이익은 94.0% 증가하며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달성했다.
이번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은 미국에서 직접 판매 중인 세노바메이트의 성장이다.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제품명인 엑스코프리(XCOPRI)의 1분기 매출은 1977억원, 달러 기준 1억3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8.4%, 전분기 대비 15.8% 증가한 수치다. 회사는 전분기 일시적 정체 요인이 해소되며 매출 성장세가 다시 가속화됐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팜은 올해 엑스코프리 미국 매출 가이던스로 5억5000만~5억8000만 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처방 지표도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SK바이오팜에 따르면 엑스코프리의 월간 총 처방 수(TRx)는 2026년 3월 4만6932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월 3만6643건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로, 제품의 처방 저변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신규 환자 처방 수(NBRx)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회사는 2026년 3월 NBRx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신규 처방 확대는 향후 누적 처방 증가와 매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선행 지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비용 구조 측면에서도 수익성 레버리지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1분기 판매관리비는 12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 증가했지만, 매출총이익은 2136억원으로 59.5% 늘어나며 비용 증가분을 상쇄했다. 연구개발 및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영업이익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세노바메이트 매출 확대에 따른 고정비 흡수 효과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회사는 올해 연간 판관비 가이던스 5700억원을 유지했다.
SK바이오팜은 미국 내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영업 및 마케팅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회사는 DTC 광고 재개와 의료진 대상 HCP 마케팅 프로그램 확대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세노바메이트가 이미 미국 뇌전증 시장에서 상업화 기반을 확보한 만큼, 신규 환자 유입 확대와 처방 지속성 강화가 향후 매출 성장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세노바메이트에서 창출되는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차세대 파이프라인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중추신경계(CNS) 분야에서는 파킨슨병을 겨냥한 GCase 활성화제 SKL32276을 개발 중이며, 항암 분야에서는 방사성의약품 치료제(RPT)와 표적단백질분해(TPD) 플랫폼을 차세대 성장축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RPT 분야에서는 NTSR1, CA9, ROR1 등을 겨냥한 항암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으며, TPD 분야에서는 p300 선택적 분해제 SKT-18416과 분자접착제 발굴 플랫폼 MOPED를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신규 파이프라인 투자를 확대하면서도 이익이 동반 상승하는 구조는 빅 바이오텍이 가진 차별점”이라며 “회사는 이미 그 선순환 궤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매출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SK바이오팜이 단일 품목 중심의 수익 구조를 넘어 지속 가능한 신약 개발 플랫폼 기업으로 확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