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창사 첫 파업과 한 달째 준법투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탈퇴라는 승부수를 던지며 임단협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연대 전선의 분열과 법원의 강경 제재가 겹치면서 협상 구도 자체가 흔들리는 양상이다.
삼성그룹 연대 2년 4개월 만에 결별 수순
궁지에 몰린 노조가 꺼내 든 반격 카드는 '독자 노선'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이달 16~18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탈퇴 안건을 상정한 뒤, 24~28일 찬반 투표에 들어갈 계획이다. 조합원 과반이 투표에 참여하고 투표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삼성바이오 노조는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화재 등이 참여하는 연대 조직에서 이탈해 단독 교섭 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노조 지부장 박재성 위원장은 "처음에는 그룹 차원의 공통 안건을 관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작동하지 못했다"고 탈퇴 배경을 설명했다. 결정타는 삼성전자 노조의 중도 타결이었다. 가장 큰 협상력을 보유했던 삼성전자지부가 먼저 임단협에 잠정 합의하면서 연대 전선의 구심력이 급격히 약해졌다는 것이다.
탈퇴 추진과 동시에 노조는 회사의 교섭 태도를 문제 삼아 추가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 '교섭해태'를 이유로 한 노동위원회 제소가 유력한 수단으로 거론된다. 초기업노조라는 방패를 잃게 되는 만큼 노조 측이 개별 법적 공세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법원도 강경했다…위반 1회당 2,000만원
노조를 압박하는 변수는 탈퇴 투표만이 아니다. 법원은 가처분 결정 위반 시 1일당이 아닌 1회당 2,000만원의 배상금을 부과하는 간접강제를 최근 결정했다. 노조 집행부가 작업 중단 지침을 발송하거나 파업을 지시할 때마다 건별로 배상금이 누적되는 구조다. 핵심 생산공정 3개(농축·원액 충전·버퍼 제조)별로 지시가 세분화될 경우 한 번의 쟁의만으로 수억 원의 책임을 질 수 있다. 사측이 제기한 쟁의행위금지 가처분 항고심 역시 7월 이내 결론이 날 전망으로, 파업 금지 범위가 전체 공정으로 확대될 경우 노조의 쟁의 수단은 사실상 대부분 봉쇄된다.
바이오 업계 하투 공포로 번지나
삼성바이오 사태는 이미 업계 경고등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셀트리온에서도 창립 이후 처음으로 노동조합이 출범하면서 바이오 업계 전반에 여름 노동쟁의(하투)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초기업노조 탈퇴 투표와 항고심 판결이 맞물리는 7월, 삼성바이오 노사 갈등은 협상 구도 자체가 재편되는 변곡점을 맞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