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오는 6월부터 '약가유연계약' 제도를 본격 도입하고, 이에 따른 세부 운영지침을 마련했다. 이번 제도의 핵심은 건강보험 약제 급여 목록에 등재되는 상한금액표 금액과 별개로, 실제 요양급여 비용 청구 및 심사에 적용되는 별도합의 상한금액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이는 실제 청구 가격과 대외적으로 공개되는 고시 가격을 이원화하는 구조로, 글로벌 제약사의 국내 신약 출시 전략에 상당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개정된 지침에 따르면 약가유연계약의 상한금액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외국 조정가격 산출 기준에 따라 A8 국가(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일본, 캐나다)의 조정 최고가 이내로 제한된다. 만약 A8 국가에 등재되지 않은 약제일 경우, 유사 약제의 해당 국가 조정 최고가를 기준으로 삼는다. 환율은 계약 신청 전월을 포함한 최근 36개월 평균 최종고시매매기준율을 적용하여 산출한다.
협상 절차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제약사 간의 합의로 진행되며, 협상 기간은 보건복지부 장관의 명령일 다음 날부터 최대 60일 이내로 설정됐다. 계약 과정에서 논의된 정보와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비공개를 원칙으로 한다. 다만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보고나 유관 기관(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요양기관) 간의 정보 공유는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계약 체결을 희망하는 업체는 기존 경제성평가 약제 신청 절차를 준용하여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제도 시행에 맞춰 요양기관과 청구 소프트웨어 업체를 대상으로 약제비 산정 기준 변경을 안내했다. 요양기관은 약가유연계약 적용 약제에 대해 반드시 공개된 상한금액이 아닌 별도합의 상한금액을 기준으로 약제비를 청구하고 수납해야 한다. 만약 약제의 분기별 가중평균 구입가가 별도합의 상한금액을 초과할 경우, 해당 합의 금액까지만 인정된다. 반대로 실제 구입가가 합의 금액보다 낮다면 실제 구입가를 기준으로 산정한다.
환자의 본인부담금 역시 별도합의 상한금액을 기준으로 산출된다. 이는 기존 위험분담제 등에서 발생했던 사후 환급 절차를 생략함으로써 환자의 행정적 불편과 금전적 부담을 즉각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정보 보안을 위해 별도합의 상한금액 정보는 인가된 요양기관과 소프트웨어 업체에만 제한적으로 제공되며, 일반 국민이나 도매상 등 비인가자는 기존 방식대로 공개된 상한금액표 금액만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