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파마뉴스 | 서윤열 기자] 화이자(Pfizer)가 100억 달러 규모의 멧세라(Metsera) 인수를 통해 확보한 GLP-1 수용체 작용제 베로베나타이드(berobenatide, 코드명 PF-08653944)의 임상적 근거를 한층 강화했다.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당뇨병학회(ADA) 제86차 과학 세션에서 화이자는 VESPER-1·2·3 2b상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비만 치료제 시장 재진입을 위한 동력을 확보했다.
베로베나타이드는 현재 개발 중인 잠재적 최초의 월 1회 투여 GLP-1 수용체 작용제로, 주 1회 투여가 표준인 젭바운드(Zepbound)·위고비(Wegovy)와의 핵심 차별화 지점이다. 이번에 공개된 VESPER-1·2 연구는 3상의 적정 용량 선정과 단계적 용량 상승 전략 검증을 목적으로 주 1회 투약으로 설계됐으며, 주 1회로 효능을 확인한 뒤 월 1회 유지 용량으로 전환하는 구조가 화이자 임상 개발 전략의 핵심이다.
임상 2b상인 VESPER-1 연장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만 또는 과체중 환자가 베로베나타이드 2.4mg을 주 1회 투여받았을 때 32주 시점에서 15.9%의 체중 감량을 기록했다. 특히 해당 연구에서 체중 감소 추세가 정체기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다만 시장 선두주자인 일라이 릴리(Eli Lilly)의 젭바운드(Zepbound)가 72주 임상에서 20.9%,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위고비(Wegovy)가 동일 기간 18.7%의 감량 효과를 보고한 것과 비교해, 베로베나타이드의 장기적인 효능은 향후 진행될 장기 데이터를 통해 추가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제2형 당뇨병을 동반한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VESPER-2 연구에서도 유의미한 지표가 도출됐다. 베로베나타이드 1.6mg 투여군은 위약군의 0.2% 감소 대비 확연한 2.2%의 당화혈색소(HbA1c) 감소를 보였다. 화이자의 내부 의학 부문 최고 책임자인 짐 리스트(Jim List) 박사는 "선택된 모든 용량에서 지속적이고 끊김 없는 체중 감량을 확인했으며, 주 1회 제형에서 월 1회 유지 용량으로 전환 시에도 내약성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화이자는 베로베나타이드의 활용 범위를 단순 체중 감량에서 대사 건강 전반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수립했다. 2026년까지 만성 체중 관리뿐만 아니라 무릎 골관절염,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등 비만 관련 동반 질환을 포함한 10개의 후기 임상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화이자는 비당뇨 비만 환자 대상의 VESPER-4, 당뇨 동반 비만 환자 대상의 VESPER-5와 함께, 월 1회 제형의 효능을 단독 검증하는 VESPER-6를 이미 환자 등록 단계에서 진행 중이다. VESPER-6의 결과가 베로베나타이드의 차별화된 시장 가치를 최종적으로 판가름할 핵심 데이터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