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복지부(장관 정은경)가 오는 15일부터 '비정상·가짜진료 행정조사반'을 가동한다. 마약류 과잉처방, 허위 진단서 발급, 가짜 입원 유도 등 의료 현장의 부당·위법 행위를 집중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명백한 불법 행위에 대한 감독 강화라는 점에서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되지만, '비도덕적 진료'라는 추상적 기준을 행정처분의 근거로 삼는다는 점에서 의료계의 우려도 적지 않다.
법 위반 넘어 '부적절성'까지 조사 대상
이번 행정조사반의 핵심은 조사 범위가 기존 법령 위반을 넘어선다는 점이다. 복지부는 의료법 시행령 제32조상 '품위손상 행위' 규정을 적극 활용해 학문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의료행위, 불필요한 검사·투약·수술 등 지나친 진료행위에 대해서도 면허자격 정지 등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그간 일부 의료기관이 전문성을 존중하는 현행 법령의 취지를 악용해 부도덕적 의료행위를 조직적으로 시행하더라도, 사무장 병원처럼 위반 혐의가 명확하지 않으면 제재가 어려웠다. 복지부는 이 공백을 '부적절성' 개념으로 메우겠다는 방침이다.
의료인단체 윤리위원회의 판단을 거쳐 행정처분을 내리는 방식도 도입된다. 위법하지 않더라도 비도덕적 진료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면 윤리위원회 회부를 통해 자격정지까지 가능하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기준의 모호성'이 핵심 쟁점
의료계가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지점은 '비도덕적', '비정상'이라는 개념의 포괄성이다. 같은 질환이라도 환자 상태와 동반질환, 치료 목표에 따라 처방과 치료법은 달라질 수 있는데, 행정기관이 사후적으로 적절성을 판단하기 시작하면 의료진이 방어적으로 진료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신의료기술이나 비급여 치료 영역의 위축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윤리위원회 활용 방식에 대한 시각차도 크다. 복지부는 전문가 의견을 존중하는 협조체계로 설명하지만, 의료계 일각에서는 실질적인 자율징계권 이양 없이 행정처분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본다. 전문가 단체에 권한과 책임을 함께 넘기는 구조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필수의료 현장에 미칠 파장도 주목된다.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이미 의료사고 법적 부담과 인력난이 겹친 분야에 행정조사 부담이 더해질 경우 현장 이탈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