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신약 허가 기간을 기존 295일에서 240일로 단축하기 위한 구체적인 세부안을 공개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허가 신청 전 대면회의(Pre-NDA meeting) 제도 도입과 수시 검토 체계의 전면 가동이다. 이를 통해 국내 허가 심사의 속도와 예측 가능성을 높여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이 미국이나 유럽과 동시에 한국에서 허가 신청되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6월 1일부터 허가 신청 전 대면회의 신청을 받기 시작한다. 이는 10월 1일부터 본격 적용될 240일 허가 체계에 앞서 기업들이 자료를 준비하고 사전 협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업체가 품목 설명 자료와 체크리스트, 질의사항을 제출하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품목별 전담 심사팀을 구성해 최대 두 차례 대면회의를 진행한다. 1차 회의에서는 신청 자료 전반과 GMP 실사 일정을 논의하며, 2차 회의에서는 체크리스트 검토 결과와 질의사항에 대한 공식 의견을 회신한다.
심사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허가 신청 전 대면회의에 참여한 전담 심사팀이 실제 심사 종료 시점까지 업무를 동일하게 수행한다. 또한 회의 결과를 공식 공문으로 제공해 업계가 제기해온 심사 예측성 문제를 해소하기로 했다. 신약 및 바이오시밀러(Biosimilar) 허가 수수료가 이미 인상된 점을 고려해 Pre-NDA meeting에 대한 별도 수수료는 부과하지 않는다.
심사 과정에서의 피드백 속도도 획기적으로 빨라진다. 기존에는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1차 보완 의견이 87일 차에 제공됐으나, 새로운 수시 검토 체계에서는 이를 25일 차로 앞당긴다. 이후 45일 차와 65일 차에도 지속적으로 의견을 제공해 업체가 보완 자료를 준비하는 대로 즉각적인 피드백이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
글로벌 제약업계 일각에서 우려하는 100페이지 분량의 상세 체크리스트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규제가 아닌 효율화를 위한 도구임을 명확히 했다. 해당 체크리스트는 국내외 신약 심사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했던 보완 사항들을 분석해 작성된 것으로, 자료 제출 여부를 사전에 점검해 심사 지연을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허가를 받은 신약이라도 국내 규정에 부합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적인 만큼, 체크리스트 활용이 허가 과정을 수월하게 만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번 혁신 방안이 안착될 경우 한국의 규제 위상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영주 규제과학정책추진단장은 "240일 신약 허가 기간 단축 시스템이 정착되면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이 미국·유럽과 동시에 한국에 신청되는 것이 더욱 자연스러워질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우리가 미국과 유럽보다 먼저 글로벌 신약을 허가하는 사례도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