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파마뉴스 | 남호준 기자] 독일 머크(Merck KGaA)가 미국 바이오테크네(Bio-Techne)를 113억 달러(한화 약 15조 원)에 인수하며 첨단 치료제 제조 공정 및 소모품 시장 내 영향력 확대에 나선다. 이번 거래는 머크 역사상 세 번째로 큰 규모의 인수합병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머크는 바이오테크네 주식을 지난 한 달간 평균 거래가 대비 36%의 프리미엄을 더한 주당 73달러에 매입하기로 합의했다.
바이오테크네는 신약 발굴부터 개발, 제조 및 진단에 이르는 전 과정에 필요한 소모품과 장비를 공급하는 기업이다. 특히 장-샤를 워스(Jean-Charles Wirth) 머크 라이프사이언스 부문 대표는 투자자 설명회를 통해 바이오테크네의 매출 중 소모품 비중이 81%에 달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고성장 시장 내에서 안정적이고 반복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이오테크네의 매출 규모는 2019년 7억 1,400만 달러에서 2025년 12억 달러 수준으로 성장했다.
머크가 이번 인수를 통해 주목하는 핵심 분야는 세포치료제(Cell therapy)와 표적단백질분해제(TPD) 등 첨단 치료제 제조 시장이다. 현재 바이오테크네의 전체 목표 시장인 270억 달러 중 첨단 치료제 분야는 50억 달러 규모로 비중은 크지 않으나, 연간 20% 이상의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머크는 향후 수년간 첨단 치료제 제조 부문이 매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한 전략적 행보도 구체화되고 있다. 바이오테크네는 2021년 면역세포 생산 플랫폼인 G-Rex를 보유한 윌슨 울프(Wilson Wolf)의 인수 옵션을 확보했으며, 2023년에는 지분 20%를 취득한 바 있다. 머크는 바이오테크네가 2028년까지 윌슨 울프의 잔여 지분을 모두 인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워스 대표는 "차세대 면역세포 치료제를 위한 확장성 높은 제조 기술을 확보할 기회에 대해 특히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지리적 측면에서는 머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 미네소타에 본사를 둔 바이오테크네는 그간 매출 비중이 미주 지역에 편중되어 있었으나, 머크는 자사의 옴니채널 고객 접근 방식과 고투마켓(Go-to-market) 모델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및 유럽 시장으로의 확장을 지원할 방침이다. 다만 머크 측은 이번 인수 모델에서 매출 시너지는 가정하지 않았으며, 연간 비용 시너지 창출에 집중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인수 절차의 완결은 모더나(Moderna)와 독일 정부 간의 협상 결과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독일 내에서는 계획된 의료 개혁안으로 인해 제약사들의 투자 이탈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이에 따른 정책적 불확실성이 거래 성사의 주요 변수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