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광약품이 차세대 핵심 전략 품목으로 육성 중인 조현병 및 양극성장애 치료제 ‘라투다(성분명 루라시돈)’를 둘러싼 국내 제약사들의 특허 도전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7일 종근당과 영진약품, 유니메드제약이 라투다의 조성물 특허를 회피하기 위한 소극적 권리범위 확인 심판을 청구하면서, 지난해 말 선제적으로 심판을 제기한 환인제약과 명인제약을 포함해 총 5개사가 제네릭 조기 출시를 위한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했다.
이번 특허 공방의 대상이 된 특허는 스미토모 파마가 보유한 조성물 특허 2건(KR 1380088, KR 1552033)으로, 오는 2031년 5월 만료될 예정이다. 후발 주자들은 이 특허가 단순 물질 특허가 아닌 경구용 정제 조성물에 관한 것인 만큼, 자신들이 개발 중인 제제가 해당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해 제품 출시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전략이다.
제약업계가 출시한 지 불과 1년 남짓 된 신약인 라투다에 이처럼 빠르게 도전장을 내민 배경에는 해당 제품의 가파른 성장세가 자리 잡고 있다. 라투다는 기존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들의 고질적인 부작용으로 꼽히던 체중 증가나 대사 이상 반응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강점을 앞세워 출시 1년 만에 누적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부광약품은 라투다를 중심으로 CNS(중추신경계) 사업부 매출을 전년 대비 54% 가량 끌어올렸으며, 올해는 매출 3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할 만큼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이번 심판에 참여한 제약사들은 우선판매품목허가권(우판권)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다. 라투다의 재심사 기간이 2029년 11월 22일에 만료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특허 회피에 성공한 기업들은 재심사 종료 직후인 2029년 11월 23일경 곧바로 허가 신청에 나서 시장을 선점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종근당은 강력한 영업 네트워크를, CNS 영역에 강점을 가진 명인제약과 환인제약은 전문 의료진과의 신뢰 관계를 무기로 제네릭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이번 조성물 특허 심판 외에도 '물질 특허'의 등록 여부가 향후 시장 진입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재 원개발사인 스미토모 파마가 '지방족 산 아미드 유도체'에 관한 물질 특허를 출원해 국내 등록 심사를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 물질 특허가 재심사 종료 전 등록되어 특허목록집에 등재될 경우, 제네릭사들의 우판권 확보나 조기 출시 일정에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
부광약품 역시 CNS 분야의 핵심 수익원인 라투다의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후발 주자들의 진입 시점에 대응하며 전략을 고심 중이다. 향후 라투다를 둘러싼 특허 논의는 후발 주자들의 회피 전략과 원개발사의 권리 보호 방안이 맞물리며 신중한 법적 검토 과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