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바이오USA 2026 한국관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골든타임'이 예상보다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중국 바이오 기업들이 대규모 자본 투입과 임상 단계 자산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함에 따라, 한국 역시 임상 개념입증(PoC) 단계까지 투자 생태계를 연결하는 정책적 대응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22일(현지시간) 간담회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준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국내 산업의 위기 상황을 진단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에는 5년 정도의 시간이 있다고 판단했으나 현재는 그 시기가 더 당겨진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의 투자 속도와 PoC 자산 확대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글로벌 기술거래 및 투자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미국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중국은 파이프라인 규모와 라이선스아웃 성과를 동시에 확대하고 있으며, 이는 대다수 파이프라인이 임상 PoC 수준의 유효성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국내 기업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프리클리니컬 단계의 자산 비중이 높아 글로벌 수요와의 간극이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이 부회장은 국내 바이오 생태계의 체질 개선을 위해 임상 1상과 2상 단계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중국은 임상 PoC를 확보한 자산을 빠르게 시장에 공급하는 방향으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PoC 데이터가 확보되어야 라이선스아웃이 가능해지고, 이를 통해 투자와 상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초기 투자 위축으로 감소한 창업 활력을 되살리기 위해 실패 시에도 재도전이 가능한 다양한 규모의 펀드 조성을 제안했다.
이번 바이오USA 2026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로는 미중 공급망 경쟁, 투자 회복, CDMO 경쟁력 강화가 제시됐다. 특히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에서는 단순 생산 규모 확대를 넘어 ADC 및 신규 모달리티를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제조 역량이 차세대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AI 신약개발 분야 또한 기술적 가능성을 넘어 실제 임상 성과와 산업적 경제성을 입증해야 하는 평가의 시기로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