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파마뉴스 | 남호준 기자] 재즈 파마슈티컬즈(Jazz Pharmaceuticals)가 소세포폐암(SCLC) 치료제 젭젤카(Zepzelca, lurbinectedin)의 가속승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진행한 확증 임상 3상 Lagoon 연구에서 1차 평가변수 달성에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임상은 전이성 소세포폐암 환자의 2차 치료로서 젭젤카 단독 요법 또는 이리노테칸(irinotecan)과의 병용 요법을 대조군인 화학요법(토포테칸 또는 이리노테칸)과 비교 분석했다. 연구 결과, 젭젤카는 전체생존기간(OS) 개선을 입증하지 못하며 6년 전 확보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취소 위기에 직면했다.
임상 데이터를 세부적으로 분석하면, 젭젤카 단독 요법군은 대조군보다 오히려 열등한 결과를 보였다. 단독 요법군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8.7개월로, 대조군의 10.7개월에 미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사망 위험이 대조군 대비 1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젭젤카와 이리노테칸 병용 요법은 대조군 대비 사망 위험을 9.8% 낮추는 수치적 개선을 보였으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기에는 부족했다.
젭젤카는 2020년 임상 2상에서 나타난 종양 감소 데이터를 근거로 FDA의 가속승인을 획득했다. 그러나 이후 진행된 확증 임상 3상인 Atlantis 연구에서 젭젤카와 독소루비신(doxorubicin) 병용 요법이 전체생존기간 혜택을 입증하지 못하며 효능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FDA는 Atlantis 연구에서 사용된 용량이 승인된 용량보다 낮았다는 점과 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의 높은 미충족 수요를 고려해 시장 잔류를 허용했다.
재즈 파마슈티컬즈는 이번 Lagoon 연구가 뇌전이 병력이 있는 환자를 포함하는 등 이전 임상보다 광범위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설계되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회사 측은 "중추신경계(CNS) 전이가 없는 하위 집단에서 젭젤카의 효능은 대조군과 유사한 수준이었으며, 이번 대조군이 과거의 역사적 대조군보다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뇌전이가 없는 환자군에서도 젭젤카 단독 요법의 생존기간 중앙값은 9.6개월에 그쳐 대조군의 10.7개월을 넘어서지 못했다.
두 차례의 확증 임상 실패로 인해 젭젤카의 향후 행보는 불투명해졌다. 재즈 파마슈티컬즈는 이번 임상 결과를 FDA와 공유했으며,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미 한차례 임상 실패를 용인했던 FDA가 이번에도 미충족 수요를 근거로 승인을 유지할지, 아니면 가속승인 규정에 따라 시장 퇴출 절차를 밟을지에 대해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