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급여화 논의가 공식화되자 증권시장이 먼저 반응했다.
정부의 급여 적용 검토 소식이 전해진 지난 15일, JW신약·현대약품·삼익제약이 나란히 약 30% 급등하며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JW신약은 피나스테리드 계열 '모나드정', '모나스타정'과 두타스테리드 계열 '두타모아정' 등 전문 탈모 치료제 라인업을 보유한 대표 수혜주로 꼽혔고, 현대약품은 미녹시딜 기반 탈모 치료 브랜드 '마이녹실'의 재평가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튿날인 17일에도 JW신약이 13%대 추가 상승을 기록하는 등 탈모 테마 열기는 이틀째 이어졌다.
그러나 정작 제약업계 내부의 반응은 온도차가 크다. 급여권 진입이 외형 매출 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지만, 급여화와 동시에 작동하는 정부의 약가 통제 기전이 수익성을 오히려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급여 적용이 되면 약가가 깎인다. 매출 볼륨이 늘어도 마진이 줄면 실익이 없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역시 "JW신약은 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 기반 경구제 매출 비중이 높아 급여 여부에 따라 실적 민감도가 큰 편"이라며 정책이 구체화될 경우 수혜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약가 협상 결과에 따라 실익이 갈릴 수 있다고 봤다.
업계가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점은 정책 우선순위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공급 부족을 겪는 필수의약품 보상은 외면한 채 미용 성격이 혼재된 탈모 시장으로 제약사들을 모는 정책적 모순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증·희귀질환 치료제의 급여 확대는 재정 문제를 이유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책 자체도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확정적으로 도입하려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올해 가을경 도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오는 7월 4일 국민참여 숙의 토론회 '모두의 토론회' 첫 주제로 탈모 치료제 급여화를 선정해 공론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시장의 기대와 업계의 우려가 엇갈리는 가운데, 급여화가 실제 기업 실익으로 이어질지는 약가 협상 결과에 달려 있다. 주가 급등이 정책 기대를 선반영한 만큼 정책 윤곽이 구체화될수록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