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가 미국 시장에 출시한 혈액제제 알리글로(ALYGLO)가 진출 2년 차에 연매출 1500억 원을 돌파하며 토종 신약의 상업적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 미국 현지 법인인 GC Biopharma USA(GC Biopharma USA, Inc.)에 따르면 알리글로의 지난해 미국 매출액은 당초 목표치였던 1억 달러를 상회하는 1억 600만 달러, 한화 약 1544억 원으로 집계됐다.
알리글로는 2023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일차 면역결핍증 치료를 위한 정맥투여용 면역글로불린 10% 제제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는 국내 혈액제제 중 최초의 미국 시장 진출 사례이자, 국산 신약으로서는 8번째 FDA 승인 기록이다. 2024년 7월 첫 선적이 시작된 이후 시판 1년 만에 매출 1000억 원을 넘어선 데 이어, 기록적인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시판 2년 차에 연간 매출 1500억 원을 돌파한 것은 국내 의약품 개발 역사에서 매우 드문 사례로 꼽힌다.
이러한 성과는 장기적인 R&D 투자와 철저한 시장 준비의 결과로 분석된다. GC녹십자는 2016년 처음 FDA 허가 신청을 냈으나 제조공정 관련 보완조치 요구를 받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허가까지 8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미국 판매 법인 설립, 전문가 영입, 유통망 구축 등 시판을 위한 사전 준비를 지속해 왔다. 그 결과 허가 후 6개월 만에 제품 공급을 시작하며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도 사업 추진의 동력이 됐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는 2015년 취임 당시부터 글로벌 진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혈액제제의 미국 허가와 캐나다 공장 신축 등을 추진해 왔다. 허 대표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은 명확한 방향 가치에 대한 믿음, 꾸준함의 결과"라며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서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영향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GC녹십자는 알리글로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전년 대비 약 42% 성장한 1억 5000만 달러(약 2188억 원)로 설정했으며, 2028년까지 3억 달러(약 4376억 원) 매출 달성을 조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매년 40% 수준의 고성장을 유지하며 혈액제제 분야의 글로벌 리더십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