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파마뉴스 | 서윤열 의약 전문 기자] 전 세계 처방의약품 시장 규모가 2032년 2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일라이 릴리(Eli Lilly)의 비만 치료제 포트폴리오가 시장 판도를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Evaluate)의 보고서를 인용한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일라이 릴리의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 계열 제품인 마운자로(Mounjaro)와 젭바운드(Zepbound)의 2032년 합산 매출은 7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화이자(Pfizer)·바이오엔텍(BioNTech) 코로나19 백신의 최대 연간 매출을 상회하는 수치로, 역대 단일 성분 의약품 중 최고 매출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이벨류에이트는 티르제파타이드를 "역사상 가장 큰 약물"로 명명했다.
일라이 릴리의 시장 지배력은 티르제파타이드에 그치지 않는다. 2026년 4월 승인된 경구용 비만 치료제 파운다요(Foundayo)도 2032년 매출 250억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벨류에이트 보고서를 인용한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일라이 릴리의 비만 치료제 3종이 2032년 전 세계 상위 10대 의약품 전체 매출의 약 절반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벨류에이트는 "일라이 릴리가 한때 비만·당뇨 분야의 선두주자였던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를 압도했다"고 평가했다.
오랜 기간 시장을 선점해온 노보 노디스크는 상대적 열세에 놓일 전망이다.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계열의 오젬픽(Ozempic)·위고비(Wegovy)·라이벨서스(Rybelsus)는 2032년 상위 10대 베스트셀러 명단에서 제외될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노보 노디스크도 반격 카드를 쥐고 있다. 경구용 위고비는 출시 16주 만에 환자 100만 명을 확보하며 파운다요보다 빠른 초기 성장세를 보였다. 연내 FDA 승인이 예상되는 차세대 주사제 카그리세마(CagriSema)를 포함한 세마글루타이드 계열의 2032년 총 매출은 250억 달러를 상회할 전망으로, 경구제·차세대 주사제를 양 축으로 한 추격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한편 비만 치료제 R&D 경쟁은 한층 심화되고 있다. 일라이 릴리의 차세대 파이프라인인 레타트루타이드(retatrutide)는 GLP-1·GIP·글루카곤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삼중 작용제로, 임상 3상에서 80주 기준 체중 감량 효과 28.3%를 입증했다. 현재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골관절염·만성 요통·간 질환 등 다양한 적응증 확대 임상이 진행 중이며, 파이프라인 가치는 20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