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회사 홈페이지
큐라클(Curacle)이 개발 중인 당뇨병성 신장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CU01(성분 디메틸푸마르산염)이 임상 2b상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단백뇨 감소 효과를 입증했다. 이번 결과는 CU01이 단일 약효를 넘어 기존 신장질환 치료제들과의 병용 요법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일 제2형 당뇨병성 신증 환자 240명을 대상으로 24주간 국내 24개 기관에서 진행된 CU01 임상 2b상 탑라인 데이터를 공개했다. 임상 1차 평가지표인 요중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UACR)에서 CU01 투여군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감소를 보였다. UACR은 신장 손상 정도를 나타내는 핵심 지표로, 수치가 낮아질수록 신장 손상 진행 위험이 감소함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저용량군(240mg)의 UACR은 기저치 대비 11.99% 감소했으며, 고용량군(360mg)은 12.79% 감소했다. 반면 위약군에서는 UACR이 12.70% 증가하여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군에서 질환 진행 신호가 관찰됐다. 통계 분석 결과, 저용량군과 위약군 간 변화율 차이는 -21.45%(p=0.04), 고용량군은 -22.21%(p=0.03)로 모두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
2차 평가지표인 추정 사구체 여과율(eGFR) 결과도 긍정적이다. eGFR은 신장이 혈액을 걸러내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당뇨병성 신증 환자에서는 통상적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진적으로 감소한다. 그러나 이번 임상에서 CU01 투여군은 24주 투여 기간 동안 eGFR이 기저치 대비 유지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약물이 단기간에 신장 기능 저하를 유발할 가능성이 낮으며, 질환 진행 억제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된다.
현재 당뇨병성 신증의 표준 치료는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시스템(RAAS) 억제제와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 2(SGLT-2) 억제제가 주를 이룬다. 이들 약제는 주로 신장으로 유입되는 혈류와 사구체 내 압력을 조절하는 혈역학적 기전을 통해 신장 부담을 줄이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반면 CU01의 주성분인 디메틸푸마르산염(DMF)은 핵인자-적혈구계 2 관련 인자(NRF2) 경로를 활성화하는 기전을 갖는다. 이는 세포 내 산화 스트레스를 억제하고 염증 반응 및 섬유화 과정을 직접적으로 조절하는 방식이다. 기존 치료제가 혈압 및 혈당 조절을 통한 간접적 신장 보호에 초점을 맞췄다면, CU01은 염증과 섬유화 조절이라는 병태생리 자체를 겨냥하는 차별화된 접근법을 제시한다. 이러한 기전적 차별성은 CU01이 기존 치료제와 시너지 효과를 내는 병용치료제로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CU01은 강점을 보인다. 디메틸푸마르산염은 이미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텍피데라(Tecfidera) 등으로 장기간 사용되며 안전성 프로파일이 검증된 성분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최근 당뇨병성 신증 치료에 추가되고 있는 비스테로이드성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nsMRA) 계열 약물은 혈중 포타슘 농도 상승 위험이 보고되어 RAAS 억제제와 병용 시 용량 조절 및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라는 한계를 지닌다. 회사 측은 이번 임상에서도 CU01의 전반적으로 우수한 내약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원규장 영남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이번 임상 결과에 대해 "기존 치료제와 다른 기전을 통해 신장병증 진행 억제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라며 "안전성이 축적된 약물이라는 점은 장기 치료가 필요한 신장 질환의 특성상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큐라클은 이번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신규 특허를 출원해 권리 보호 기간을 확장하고, 기술이전(L/O) 논의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향후 3상에서 보다 장기간의 추적 관찰을 통해 UACR 감소와 eGFR 유지 효과가 재현된다면 CU01이 새로운 신장 보호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