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방암 환자 수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전체 환자의 약 70%를 차지하는 호르몬수용체(HR) 양성 및 인간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HER2) 음성 환자들을 위한 2차 치료 접근성 강화가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14일 티루캡(Capivasertib)의 국내 허가 2주년을 기념해 유방암 정밀 치료 전략 아카데미를 개최했다. 이날 연자로 나선 손주혁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국내 유방암 발생 추이와 함께 특정 유전자 변이를 동반한 재발 및 전이성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를 집중 조명했다.
손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 유방암 환자 수는 2019년 2만 5138명에서 동일 연도 기준 2만 9871명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HR+/HER2- 유방암 환자 중 약 50%가 PIK3CA, AKT1, PTEN 유전자 변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CDK4/6 억제제와 내분비요법 병용이 1차 표준 치료로 자리 잡으며 급여권에 진입했으나, 해당 치료 이후 질병이 진행된 환자들의 예후는 극히 불량한 실정이다. 실제 기존 치료에 실패한 재발 및 전이성 환자의 무진행생존기간중앙값(mPFS)은 약 2개월 수준에 불과하다.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가 개발한 티루캡은 이러한 유전자 변이를 표적하는 AKT 억제제다. 풀베스트란트와 병용 시 내분비요법의 효과를 연장하고 독성이 강한 항암화학요법으로의 이행을 늦추는 기전을 가진다. 임상 3상 연구인 CAPItello-291 결과에 따르면, 티루캡 병용요법군의 mPFS는 7.3개월로 나타나 풀베스트란트 단독요법군의 3.1개월 대비 질병 진행 위험을 유의미하게 낮췄다.
차기 치료 단계까지의 기간을 의미하는 PFS2 지표에서도 티루캡 병용군은 15.7개월을 기록해 단독군 11.1개월 대비 개선된 수치를 보였다. 이는 환자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항암화학요법 시작 시점을 유의미하게 지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다만 우수한 임상 데이터에도 불구하고 국내 환자들의 약제 접근성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손 교수는 "해외 8개국에서는 이미 급여가 적용되어 임상 현장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으나, 한국에서는 여전히 비급여 항목에 해당해 접근성이 제한적이다"며 "mPFS 개선 효과를 입증한 만큼 국내 환자들에게도 실질적인 치료 기회가 보장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