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파마뉴스 | 서윤열 의약 전문 기자] 미국 델라웨어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지난 12일 암젠(Amgen)이 인수한 테네오바이오(Teneobio)가 하버 안티바디(Harbour Antibodies)의 항체 특허를 고의로 침해했다고 만장일치로 평결했다.
하버 안티바디는 중국 하버 바이오메드(Harbour BioMed)의 네덜란드 자회사로, 에라스무스 대학병원 로테르담(Erasmus University Medical Center Rotterdam) 및 발명자 Dr. Roger Kingdon Craig와 함께 공동 원고로 소송에 참여했다. 이번 평결로 암젠은 하버 측에 약 2023만 달러(약 307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배심원단이 침해를 고의적이라 판단한 만큼 재판부는 배상액을 최대 3배인 약 6069만 달러까지 증액할 수 있다.
쟁점이 된 특허는 하버 안티바디 창립자 프랭크 그로스벨트(Frank Grosveld)가 발명한 미국 특허 제10,906,970호다. 중쇄 항체(heavy chain-only)를 생성하는 형질전환 마우스 플랫폼에 관한 기술로, 이 방식으로 만들어진 항체는 기존 단일클론 항체보다 크기가 작아 이중항체·다중항체 설계에 유리하다는 특성이 있다.
하버는 테네오바이오의 UniRat 항체 발굴 플랫폼이 자사의 Harbour Mice 기술을 모방했다고 주장했다. 배심원단은 이번 침해가 특허 청구항 문언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더라도 실질적으로 동일한 기능·방식·결과를 낸다는 '균등론'을 적용해 침해를 인정했다.
소송의 발단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암젠이 테네오바이오를 선급금 9억 달러에 최대 16억 달러의 성과 마일스톤을 더한 총 25억 달러 규모에 인수하자, 하버는 인수 직후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는 하버가 2017년 테네오바이오 경영진에 라이선스를 제안했으나 거절당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 점은 배심원단이 고의 침해를 판단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판결은 하버 측 일부 승소에 불과하다. 하버는 1심에서 패소한 별도 특허에 대해 현재 연방항소법원에 항소 중이며, 해당 사건의 잠재적 손해배상 규모는 이번 건의 10배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