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파마뉴스 | 서윤열 의약 전문 기자] 애브비(AbbVie)가 면역 및 염증 질환 분야의 파이프라인 확장을 위해 아포지 테라퓨틱스(Apogee Therapeutics)를 인수한다.
양사는 애브비가 아포지 테라퓨틱스의 모든 발행 주식을 주당 135.11달러, 총 기업 가치 약 109억 달러(약 16조 7,624억 원)에 전액 현금으로 인수하는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인수 가격은 2026년 6월 18일 종가 대비 약 49% 프리미엄에 해당한다. 이번 거래는 양사 이사회의 만장일치 승인을 받았으며, 아포지 테라퓨틱스 주주 승인과 규제 당국의 승인을 거쳐 2026년 3분기에 종료될 예정이다.
듀피젠트를 넘볼 수 있을까… 주밀로키바트의 임상 성적
아포지 테라퓨틱스는 아토피 피부염, 천식 및 기타 염증성 질환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임상 단계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핵심 자산은 아토피 피부염 환자를 위해 개발 중인 IL-13 표적 반감기 연장형 단클론 항체 주밀로키바트(zumilokibart, APG777)다.
주밀로키바트는 Phase 2 APEX 연구에서 주요 평가지표 전반에 걸쳐 현재 시판 중인 아토피 피부염 생물학적 제제 대비 높은 반응률을 기록했다. 16주 시점 기준 EASI 75 반응률은 66%로, 엡글리스(Ebglyss, 레브리키주맙) 55%, 듀피젠트(Dupixent, 두필루맙) 48%를 상회했다. EASI 90 반응률은 47%, 가려움 지표(I-NRS ≥4 개선)는 51%를 달성했다. 반응은 52주까지 지속적으로 개선됐으며, 12주(Q12W) 및 24주(Q24W) 투여 간격 모두에서 내약성이 확인됐다.
1년에 주사 4번이면 충분하다
투약 편의성 측면에서도 주밀로키바트는 기존 치료제 대비 뚜렷한 우위를 보인다.
반감기 연장 설계를 통해 유도 기간 4회, 유지 기간 연간 2~4회의 투약만으로 치료 효과를 유지할 수 있으며, 첫 치료 1년간 기준으로 듀피젠트 대비 주사 횟수 약 1/4, 엡글리스 대비 약 1/2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애브비는 12주 및 24주의 장기 투약 간격이 아토피 피부염 시장에서 의미 있는 시장 점유율 확보로 이어질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아토피 피부염 적응증에 대한 임상 3상은 올해 하반기 시작 예정이며, 승인은 2030년 초로 전망된다.
천식·COPD 파이프라인과 시장 잠재력
아포지 테라퓨틱스의 파이프라인에는 주밀로키바트 외에도 혁신적인 항체 복합제들이 포함되어 있다.
천식 치료제로 개발 중인 APG273은 IL-13과 흉선 기질상 림프구 생성인자(TSLP)를 동시에 표적하는 장기 지속형 조합으로, 주밀로키바트와 반감기 연장 항TSLP 단클론 항체 APG333의 조합으로 구성된다. 천식·COPD 분야에서 계열 내 최고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되며, 2026년 하반기 중 임상시험 계획이 발표될 예정이다.
주밀로키바트 단독 또는 병용요법으로 개발이 계획된 적응증에는 호산구성 식도염(EoE),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CSU), 결절 가려움증(PN), 천식,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비용종을 동반한 만성 비부비동염(CRSwNP) 등이 포함된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이벨류에이트 파마(Evaluate Pharma)에 따르면 이들 적응증의 전체 시장은 현재 기준 약 4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휴미라 이후 애브비의 다음 판
로버트 A. 마이클(Robert A. Michael) 애브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아포지 테라퓨틱스 인수는 우리의 기존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고, 더 나은 옵션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혁신적인 의약품을 제공하는 동시에 주주들에게 장기적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며 "차별화된 임상 단계 자산들을 통해 아토피 피부염과 천식 등 미충족 수요가 높은 분야에서 면역학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애브비는 이번 인수를 통해 호흡기 질환 분야에서의 임상적 입지를 가속화하고 면역학 분야의 시장 지배력을 유지할 계획이다. 특히 주밀로키바트를 포함한 아포지 테라퓨틱스의 자산들이 향후 메가 블록버스터급 매출을 창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애브비는 자사의 과학적 전문성과 입증된 역량을 결합하여 해당 프로그램들의 임상 개발 속도를 높이고 염증성 질환의 치료 표준을 변화시키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