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제네론(Regeneron)이 기존 약물로 표적하기 어려웠던 단백질 타깃을 공략하기 위해 차세대 항체 기술 확보에 나섰다.
리제네론은 미국 바이오 기업 파라빌리스 메디슨(Parabilis Medicines)과 ‘항체-헬리콘 접합체(Antibody-Helicon Conjugate, AHC)’ 기반 신약을 공동 발굴·개발하는 전략적 연구 협력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리제네론은 파라빌리스에 계약금 5,000만 달러와 7,500만 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를 포함해 총 1억 2,500만 달러(약 1,872억 원)를 우선 지급하며, 향후 개발·허가·상업화 성과에 따라 최대 약 22억 달러의 마일스톤을 추가로 지급할 수 있다. 이를 모두 합산한 잠재 계약 규모는 약 23억 2,500만 달러(약 3조 4,828억 원)에 달한다. 파라빌리스는 향후 매출에 따른 단계별 로열티도 받을 수 있다.
리제네론은 양사가 발굴한 후보물질의 개발, 제조, 글로벌 상업화를 담당하며, 향후 추가 비용을 지급하고 대상 타깃을 확장할 수 있는 옵션도 확보했다.
협력의 중심에는 파라빌리스의 ‘헬리콘(Helicon)’ 펩타이드 플랫폼이 있다. 헬리콘은 세포 투과성을 갖도록 설계된 안정화 알파-헬리컬 펩타이드로, 기존 저분자 화합물이 결합하기 어려웠던 세포 내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이나 평평한 단백질 표면을 겨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파라빌리스는 헬리콘을 “large small molecules”라는 새로운 약물 모달리티로 설명하고 있으며, 저분자 약물처럼 세포 안으로 들어갈 수 있으면서도 항체처럼 높은 표적 특이성과 넓은 인식 능력을 갖는 것을 목표로 한다.
양사는 헬리콘을 단독 치료제로 개발하는 동시에, 리제네론의 벨로시뮨(VelocImmune) 기반 항체에 헬리콘 페이로드를 결합한 AHC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AHC는 항체-약물 접합체(ADC)와 유사하게 항체를 표적 세포 전달 수단으로 활용하지만, 세포를 직접 사멸시키는 독성 페이로드 대신 세포 내 ‘미공략(undruggable)’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조절하는 헬리콘을 탑재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리제네론의 최고과학책임자(CSO)인 조지 얀코풀로스(George Yancopoulos) 박사는 “이번 협력은 최첨단 과학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의약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는 리제네론의 전략을 반영한다”며, “헬리콘을 벨로시뮨 유래 항체와 결합해 특정 세포에 정밀하게 전달하는 접근법은 여러 치료 영역에 걸친 새로운 치료 범주를 만들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양사가 개발할 구체적인 적응증이나 개별 타깃명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이번 협력은 초기 5개 타깃을 대상으로 하며, 리제네론은 AHC가 여러 치료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파라빌리스의 헬리콘 플랫폼은 현재 자사의 리드 파이프라인 FOG-001을 중심으로 데스모이드 종양과 전립선암 등 항암 영역에서 검증되고 있어, 향후 AHC 개발 역시 암을 포함한 미공략 세포 내 타깃 질환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