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파마뉴스 | 남호준 기자] 정부가 건강보험 수가 체계 도입 이후 최대 규모인 연간 3조 6000억 원의 재정을 지역 및 필수의료 분야에 투입하는 대대적인 수가 구조 개편에 나선다. 보건복지부는 25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검사 중심의 보상 체계를 인적 자원과 난도가 높은 필수의료 중심으로 전환하는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방안을 확정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과보상 지적을 받아온 검사 분야의 재원을 회수해 의료 공백이 우려되는 지역과 중증 의료 분야에 재배치하는 것이다. 정부는 혈액검사 등 검체검사 수가 인하로 1조 9000억 원, CT와 MRI 수가 조정으로 7000억 원 등 총 2조 6000억 원의 재정을 절감하기로 했다. 특히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는 1999년 이후 27년 만에 전면 개편될 예정이다.
확보된 재정은 지역 우대수가 도입과 기본진료 보상 강화 등에 집중 투입된다. 비수도권과 경기·인천 취약지 6개 진료권 소재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의 모든 수술과 처치 행위에는 10% 가산이 적용되며, 야간과 휴일 응급 처치에는 추가 10% 가산이 부여된다. 인구감소지역 84개 시군구 의료기관의 진찰료와 입원료 역시 5% 가산된다. 해당 분야에 투입되는 재정 규모는 연간 4000억 원 수준이다.
의료계의 숙원이었던 기본진료 보상도 강화된다. 의원급 진찰료는 20년 만에 인상되어 초진 6%, 재진 4% 상향되며, 병원급 이상은 초·재진 모두 2% 오른다. 진찰료와 입원료 보상 강화에만 연간 1조 5000억 원이 배정됐다. 또한 상급종합병원 심층진찰과 소아 일차의료 심층상담은 본사업으로 전환되며 내과, 가정의학과, 산부인과 심층상담 시범사업도 새롭게 도입된다.
중증 및 응급 의료 체계 개선에는 연간 9000억 원이 투입된다. 심뇌혈관질환과 암 등 1600여 개 중증 수술 수가가 20% 인상되며, 권역응급의료센터를 통한 응급 환자의 야간·휴일 수술 수가는 최대 5.5배까지 확대된다. 전신마취 수가 역시 현행 대비 50% 인상된다. 분만과 소아 분야에도 3000억 원을 투입해 고위험 산모와 미숙아 진료 보상을 강화하고, 소아 진찰료 가산 연령을 8세 미만으로 확대하며 소아 중증수술 가산도 신설한다.
대부분의 수가 개편 과제는 올해 12월부터 시행되며, 모자의료센터 보상 강화 등 일부 과제는 내년 3분기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건강보험 수가 혁신방안은 국민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지역·필수의료에 대한 투자를 대폭 강화하는 첫걸음"이라며 "연간 3조 6000억 원 투자를 시작으로 지역필수특별회계 지원도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