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약품은 지난달 13일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에페글레나타이드(Efpeglenatide) 병용요법 임상 3상 시험에서 첫 대상자 등록과 투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 임상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올해 1월 승인받은 과제로, 메트포르민(Metformin)과 SGLT-2 저해제인 다파글리플로진(Dapagliflozin) 투여에도 혈당 조절이 충분하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연구진은 국내 다기관에서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위약대조 방식으로 에페글레나타이드 병용 투여 시의 혈당 조절 효과와 안전성을 위약군과 비교 분석할 예정이다. 임상 종료 예상 시점은 2028년이다.
이번 임상은 앞서 한미약품이 공개한 비만 적응증 3상과는 구분된다. 비만 3상은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성인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체중 감량 효과를 평가한 시험인 반면, 이번 3상은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기존 치료제에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추가했을 때 혈당 조절 효과를 확인하는 병용요법 임상이다. 즉,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개발 축이 체중 감량에서 혈당 조절까지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앞서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비만 적응증 3상 중간 톱라인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해당 임상은 국내 여러 대학병원에서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성인 비만자 44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투약 40주차 시점에서 에페글레나타이드군은 평균 -9.75%의 체중 변화율을 보였다. 위약군의 평균 체중 변화율은 -0.95%였다.
체중 감량 달성률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5% 이상 체중이 감량된 대상자는 에페글레나타이드군에서 79.42%로 나타났으며, 10% 이상 감량 대상자는 49.46%, 15% 이상 감량 대상자는 19.86%였다. 회사 측은 일부 대상자에서 최대 30% 수준의 체중 감량도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한국인 대상 임상 근거를 확보한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회사는 64주차까지 투약 및 관찰을 이어가는 동시에, 연내 허가신청을 목표로 상용화 절차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출시 목표 시점은 내년 하반기로 제시됐다.
이 같은 전략의 배경에는 GLP-1 계열 약물의 치료 영역 확장이 있다. GLP-1 치료제 시장은 체중 감량 중심의 비만 치료를 넘어 혈당 조절, 심혈관 위험 감소, 신장 보호 가능성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한미약품도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이미 대규모 글로벌 심혈관계 안전성 연구에서 심혈관 및 신장 관련 임상적 가능성을 보인 점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고 있다. 관련 연구 데이터는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과 서큘레이션(Circulation) 등 주요 학술지에 게재된 바 있다.
제품화 전략도 함께 추진된다. 한미약품은 오토인젝터(Autoinjector)와 프리필드시린지(Pre-filled Syringe, PFS) 등 환자 편의성을 고려한 제형 다각화를 검토하고 있으며, 디지털융합의약품(Digital Therapeutics, DTx) 결합 모델도 개발 방향에 포함하고 있다. 비만 치료제 사용 과정에서 식이요법, 운동요법, 투약 안정성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환자별 관리 솔루션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김나영 한미약품 혁신성장부문장은 “에페글레나타이드는 비만을 넘어 당뇨, 심혈관·신장질환 등 다양한 대사질환으로 치료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혁신 신약”이라며 “이번 병용 3상을 통해 혈당 조절 능력을 입증하고 통합 대사질환 치료제로서 임상적 근거를 축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