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제약사 GSK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위장관기질종양(GIST) 치료제 후보물질 벨자티닙(velzatinib)의 임상 1상 데이터를 최초로 공개했다.
벨자티닙은 GSK가 지난 2025년 1월 정밀의료 기업 IDRx(IDRx)를 인수하며 확보한 차세대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다. 이번 발표는 지난 20년간 글리벡(Gleevec)과 수텐(Sutent)으로 고착화된 위장관기질종양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위장관기질종양은 위장벽에서 발생하는 희귀암으로, 위장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는 카할 간질세포의 c-KIT 변이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노바티스(Novartis)의 글리벡(imatinib)이 2002년 전이성 GIST 치료제로 승인된 이후 화이자(Pfizer)의 수텐(sunitinib)이 2차 치료제로 등장했으나, 장기 복용 시 발생하는 내성 변이가 치료의 한계로 지적되어 왔다.
다나파버 암 연구소의 수잔 조지(Suzanne George) 박사는 이마티닙이 강력한 KIT 억제제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발생하는 KIT의 2차 변이가 내성의 주요 기전이라고 분석했다.
벨자티닙은 GIST 형성을 유도하는 주요 KIT 변이뿐만 아니라, 글리벡과 수텐 투여 후 암세포가 생존을 위해 발현하는 후속 변이까지 동시에 타격하도록 설계되었다. ASCO에서 발표된 임상 1상 데이터에 따르면, 벨자티닙은 1차 치료 환자군(24명)에서 61%의 객관적 반응률을 기록했다. 2차 치료 환자군(49명)에서는 38%의 반응률을 보였으며, 무진행 생존기간(PFS) 중앙값은 약 17개월로 나타났다.
GSK의 항암제 R&D 부문장 헤샴 압둘라(Hesham Abdullah) 박사는 "수텐의 통상적인 반응률이 10%대인 점을 고려할 때, 2차 치료 이상 환자군에서 확인된 17개월의 PFS는 매우 인상적인 결과"라고 강조했다. 또한 기존 치료제인 수텐이 KIT 외에 VEGF 등 다른 표적까지 억제해 부작용을 유발하는 것과 달리, 벨자티닙은 KIT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해 환자에게 더 온순한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