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의 만성 D형 간염 치료제 헵클루덱스(Hepcludex, 성분명 bulevirtide)가 제조 및 배송 공정 문제로 승인이 거절된 지 약 3년 만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최종 관문을 통과했다. FDA는 간경변이 없거나 대상성 간경변을 동반한 성인 만성 D형 간염 바이러스(HDV) 감염 환자를 위한 미국 내 최초의 치료제로 헵클루덱스를 가속 승인했다.
이번 승인은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진행한 임상 3상 MYR301 연구 데이터를 근거로 이루어졌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헵클루덱스 투여군은 치료 48주 차에 바이러스 수치 미검출과 아미노전달효소 정상화를 포함한 복합 반응률 48%를 기록했다. 이는 지연 치료를 받은 대조군의 반응률인 2%와 비교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의 개선이다. 다만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질병 관련 임상적 결과의 개선은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가속 승인 지위에 따라 회사는 향후 확정 임상을 통해 실제 임상적 이점을 추가로 입증해야 한다.
헵클루덱스는 2020년 말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독일 바이오기업 MYR을 11억 5000만 유로에 인수하며 확보한 핵심 자산이다. 유럽연합(EU)에서는 2020년 조건부 승인을 거쳐 2023년 정식 승인을 획득했으나, 미국에서는 2022년 가을 제조 및 배송 관련 이슈로 승인이 한 차례 거절된 바 있다. 당시 구체적인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비슷한 시기 에이즈 치료제 레나카파비르(lenacapavir) 관련 연구에서도 제조 공정상의 결함이 보고된 바 있다.
만성 D형 간염은 바이러스성 간염 중 가장 위중한 형태로 분류되며, B형 간염 단독 감염 환자 대비 간부전 및 사망 위험이 급격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내 만성 B형 간염 환자의 약 2~4%인 4만 명에서 8만 명 가량이 D형 간염 바이러스에 중복 감염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승인을 통해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미국 내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D형 간염 시장에 진입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