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라이 릴리(Eli Lilly)의 RET 저해제 레테브모(Retevmo, 성분명 셀퍼카티닙(selpercatinib))가 조기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서 압도적인 치료 효과를 입증하며 해당 분야의 표준치료로서 입지를 굳혔다. 시카고에서 열린 2026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 학술대회 플래너리 세션에서 발표된 Libretto-432 임상 결과에 따르면, 레테브모는 위약 대비 질병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을 83%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RET 융합 양성 조기 비소세포폐암 환자군에서 선택적 RET 키나아제 저해제를 보조요법(Adjuvant therapy)으로 평가한 최초의 임상 사례다. 임상은 방사선 치료 또는 수술 후 화학요법 유무와 관계없이 최대 3년 동안 치료를 받은 15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일라이 릴리의 발표에 따르면, 2기에서 3A기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기본 분석 집단의 24개월 시점 무사건 생존율(EFS)은 레테브모 투여군이 92%를 기록해 위약군(61%)을 크게 앞질렀다.
분석 범위를 1B기에서 3A기까지 확대한 전체 연구 인구에서도 레테브모 투여군의 무사건 생존율은 94%로 나타나 위약군의 70% 대비 유의미한 수치를 보였다. 전체 생존율(OS) 데이터는 분석 시점에서 아직 미성숙한 상태이나, 회사 측은 레테브모 투여군에 유리한 경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RET 융합은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약 1~2%에서 발견되는 드문 변이지만, 이번 결과는 질병의 모든 단계에서 RET 융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바이오마커 검사가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레테브모는 6년 전 최초의 RET 표적 치료제로 시장에 진입한 이후, 전이성 고형암 전반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며 입지를 넓혀왔다. 하지만 조기 단계의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는 그간 뚜렷한 혜택을 제공하지 못했던 한계가 있었다. 일라이 릴리의 항암제 부문 사장이자 기업 사업 개발 총괄인 제이콥 반 나르덴(Jacob Van Naarden)은 "EGFR이나 ALK 변이와 달리 RET 변이 환자들은 조기 단계에서 질병을 관리할 방법이 없었다"며 "Libretto-432 임상은 해당 맥락에서 RET 변이와 레테브모의 가치를 입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라이 릴리는 이번 임상에서 확인된 극적인 효능이 초기 진단 과정에서 RET 유전체 검사의 필요성을 재확인시켜 준다고 평가했다. 특정 유전자 변이를 보유한 환자들이 해당 치료제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이 증명됨에 따라, 조기 단계부터 정밀 의료를 적용하기 위한 진단 체계의 변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