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첨단전략산업 육성 정책인 국민성장펀드가 바이오 산업에 대한 첫 금융 지원을 공식화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달 30일 비티젠을 대상으로 850억 원 규모의 정책금융 지원을 승인했다. 이번 지원은 첨단기금 650억 원과 산업은행 자금 200억 원이 결합된 형태로, 8년 만기의 장기·저리 대출 방식으로 집행된다. 이는 정부가 추진 중인 150조 원 규모의 정책금융 플랫폼 내에서 바이오 기업이 수혜를 입은 첫 번째 사례다.
비티젠은 확보한 재원을 바이오시밀러 원료의약품(DS) 및 완제의약품(DP) 생산시설 증설에 투입할 계획이다. 총 사업 규모는 약 1100억 원이며, 이 중 상당 부분을 정책 자금으로 충당하게 된다. 그동안 AI와 반도체, 이차전지 등 타 전략 산업에 비해 바이오 분야에 대한 정책 자금 배분이 후순위로 밀려날 수 있다는 업계의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이번 투자는 바이오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실질적인 자금 집행으로 이어진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업계 내에서는 이번 지원이 CDMO 기업에 집중되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CDMO 산업은 대규모 초기 자본이 투입되고 원재료 선구매 부담이 크지만, 상대적으로 자금 회수 가능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한정된 재원 안에서 여러 산업이 경쟁하는 구조이다 보니 바이오 분야에 실제 얼마나 배정될 수 있을지에 대한 업계 관심이 컸다"며 "바이오 분야에 첫 투자가 이뤄졌다는 것 자체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사례가 생산 인프라 기업에 편중될 경우 초기 단계 신약개발 기업들이 소외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임상 진입 전 독성시험이나 CMC 단계에서 대규모 현금이 소모되는 초기 바이오텍의 경우, 민간 투자 시장 위축으로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국민성장펀드가 바이오 제조 인프라를 넘어 백신, 바이오 소부장, 신약 개발 등으로 지원 범위를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번 비티젠 투자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산업 전반의 자금 접근성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