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국내 제약바이오 기술이전 시장은 양적 성장과 질적 변화가 동시에 나타난 한 해였다. 올해 체결된 국내 기술이전은 총 23건, 계약 규모는 27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5건, 8조2000억원 대비 거래 건수와 규모 모두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로, 거래 금액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4년까지 이어져 온 점진적인 성장 흐름을 크게 뛰어넘은 올해의 급성장은 글로벌 제약사들의 전략 변화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2030년 전후로 다가온 특허절벽을 앞두고, 빅파마들이 M&A와 기술이전을 통한 외부 혁신 확보에 다시금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 규모의 확대와 함께 올해 기술이전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또 하나의 변화는 플랫폼 기반 기술의 저력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는 점이다. 플랫폼 기술의 비중은 2021년 이후 상승 추세를 이어왔으며, 올해는 전체 거래의 30%를 차지해 전년 대비 10%p 증가했다. 특정 후보물질에 국한되지 않고 다수의 파이프라인에 적용 가능한 플랫폼 기술은, 빅파마 입장에서 개별 자산의 실패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동시에 내부 포트폴리오 전반의 경쟁력을 보완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지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국내 플랫폼 기반 바이오텍의 성장과 함께 관련 기술이전 비중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양적·질적 변화가 동시에 나타난 2025년 국내 제약바이오 기술이전 시장. 더파마 뉴스가 놓쳐서는 안 될 올해의 주요 국내 기술이전 사례들을 리뷰했다.
에이비엘바이오, BBB 셔틀 콜로세움 속 순항

에이비엘바이오(ABL Bio)는 뇌혈관장벽(Blood-Brain Barrier, BBB) 투과 플랫폼 ‘Grabody-B’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총 7개의 임상·비임상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Grabody-B는 BBB를 통과하는 분자 셔틀 항체와 치료용 항체를 결합한 이중항체 구조로, 분자 셔틀 역할의 항체가 BBB에 발현된 IGF-1 수용체에 결합해 약물의 뇌 전달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특히 IGF-1 수용체는 뇌 혈관 내피세포에 높은 특이성으로 발현되며, 기존 BBB 셔틀의 주요 타깃이었던 트랜스페린 수용체(TfR) 대비 빈혈 등 전신 부작용 우려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로 인해 Grabody-B는 TfR 기반 접근법의 한계를 보완하면서, 투과 효율과 안전성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Grabody-B 플랫폼을 앞세운 기술이전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아이맵(I-Mab, 2020년)과 사노피(Sanofi, 2022년) 계약 이후에도 흐름이 이어졌고, 특히 최근 1년 사이에는 글로벌 빅파마와의 대형 거래를 연달아 성사시키며 존재감을 키웠다. 2025년 4월 GSK와는 선급금 739억원, 총 4조11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같은 해 11월에는 일라이 릴리(Eli Lilly)와 선급금 585억원에 더해 지분투자 220억원을 포함한 총 3조8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이들 거래가 성사된 시점은 BBB 셔틀 기술이 ‘개념’ 단계를 넘어, 임상 지표로 효능과 안전성의 개선 가능성을 보여주기 시작한 시기와 맞물린다. 그 대표 사례로 로슈(Roche)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트론티네맙(Trontinemab)이 자주 언급된다.
트론티네맙은 로슈의 아밀로이드 베타 표적 항체 간테루네맙(Gantenerumab)에 트랜스페린 수용체(TfR)를 표적하는 BBB 셔틀을 결합한 후보물질이다. 공개된 임상 1b/2a상에서 3.6mg 고용량군 기준 28주 만에 환자의 92%가 아밀로이드 음성(24센틸로이드 미만)으로 전환된 것으로 보고됐는데, 이는 도나네맙(Donanemab)과 레카네맙(Lecanemab)이 임상 3상 76주차에 각각 약 76%, 68%의 음성 전환율을 보인 것과 대비된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뇌부종·뇌출혈(ARIA)이 트론티네맙 임상 1b/2a상에서는 극소수로 관찰됐다. 도나네맙과 레카네맙이 임상 3상 76주차에 각각 17.3%, 31.4%의 ARIA 발생률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BBB 셔틀 기반 접근이 효능뿐 아니라 안전성 프로파일에서도 개선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빅파마들도 자체 BBB 셔틀 역량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애브비(AbbVie)는 2025년 10월 BBB 셔틀 플랫폼 ‘MODEL’을 보유한 알리아다 테라퓨틱스(Aliada Therapeutics)를 약 2조원에 인수했다. 로슈(Roche) 역시 2025년 11월 매니폴드 바이오(Manifold Bio)의 mDesign AI를 선급금 790억원, 총 2조9000억원 규모로 도입했다. mDesign AI는 (1) 추적 바코드가 부착된 수백~수천 개 단백질을 한 번에 투여해 다수의 PK 데이터를 병렬로 확보·분석하는 ‘mCodes’, (2) 특정 표적에 적합한 항체 구조를 설계하기 위해 최적 아미노산 서열을 역추적하는 ‘mBER’ 알고리즘으로 구성된다. 로슈는 이를 차세대 BBB 셔틀 개발로 연결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BBB 셔틀 경쟁 구도에 올라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리스큐어바이오는 자체 BBB 셔틀 플랫폼 ExoPN-101을 기반으로 2025년 다수의 글로벌 빅파마와 물질이전계약(MTA)을 체결했다. ExoPN-101은 항체를 운반체로 쓰는 기존 BBB 셔틀과 달리 세포외소포체(exosome)를 활용하는 접근이다. 항체뿐 아니라 저분자 화합물, siRNA, ASO 등 다양한 모달리티로 확장 가능하다는 점에서 적용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BBB 셔틀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에이비엘바이오는 △ 차세대 BBB 셔틀 개발(IGF-1 수용체 + CD98hc) △ 뇌를 넘어 근육·지방 조직으로의 전달 기술 확장 △ 항체 외 siRNA 전달 기술 확보 △ 이중항체·ADC 기반 항암 포트폴리오 확대 등을 중장기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알테오젠, 키트루다SC 상업화로 증명한 플랫폼 맛집
알테오젠은 ALT-B4 플랫폼을 보유한 또 다른 플랫폼 강자다. ALT-B4는 인간 유래 재조합 히알루로니다아제(hyaluronidase)로, 피하 조직의 구조 성분인 히알루론산을 일시적으로 분해해 약물 확산을 촉진한다. 이를 통해 기존 정맥주사(IV) 제형 약물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고, 투약 시간을 단축해 환자 편의성과 의료 현장의 운영 효율을 함께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알테오젠은 ALT-B4를 기반으로 머크(2020년), 산도즈(2022년), 다이이찌산쿄(2023년)에 이어 2025년 3월 아스트라제네카와 선급금 654억원, 총 계약금 1조97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자사 항암제 3종에 ALT-B4를 적용할 계획이다.
ALT-B4 플랫폼의 경쟁력은 지난 해 머크의 키트루다 SC 전환 사례를 통해 한층 구체화됐다. 키트루다 SC는 효능과 안전성 측면에서 IV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해 FDA와 EMA로부터 각각 2025년 9월과 11월 승인을 받았다. 투여 시간도 구조적으로 달라졌다. 기존 IV 제형은 1회 투여에 약 2시간이 소요됐지만, SC 제형은 1~2분 내 투여가 가능해 환자 경험이 크게 개선됐다. 2025년 10월 공개된 제형 선호도 연구에서 68%의 환자가 SC 제형을 선호한 결과도 같은 방향을 뒷받침한다. 의료기관 입장에서도 투약 공간 점유 시간이 줄어들면서 처치 흐름과 운영 효율 개선 여지가 생긴다.
머크가 이 시점에 키트루다 SC 제형을 확보한 배경에는, 키트루다 IV 제형의 특허 만료가 2028년 전후로 거론되는 점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SC 전환은 투여 편의성 개선을 넘어, 제품 수명 연장(evergreening) 전략으로도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2년 ALT-B4를 도입한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Enhertu) 역시 2033년 전후 특허 만료가 예상되는 자산으로 분류되며, 회사는 2025년 말 엔허투 SC 제형 개발을 임상 1상 단계로 진입시켰다.
2030년 전후로 빅파마의 대규모 특허 만료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키트루다 SC 상업화는 ALT-B4 플랫폼에 ‘검증된 전환 성공 사례’라는 신뢰 프리미엄을 부여했다. 실제로 알테오젠은 2025년 12월 말 글로벌 제약사와 중간 단계 성격의 옵션 계약을 체결했고, 2026년 중 최종 계약 여부를 조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재 상업화된 SC 제형화 플랫폼을 보유한 기업은 알테오젠을 제외하면 할로자임(Halozyme)과 셀트리온(Celltrion)이 있다. ALT-B4는 할로자임의 SC 전환 플랫폼 ENhanze의 개량형 격으로, 열안정성과 생산 수율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ENhanze 대비 우위를 가진다. 권리 범위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할로자임의 핵심 특허가 2029년 전후 만료되는 반면, 알테오젠은 2043년까지 권리가 이어진다는 점이 장기 경쟁력 변수로 거론된다. 최근 할로자임이 ALT-B4 생산 과정 중 온도 전환 공정을 문제 삼아 특허무효심판을 청구했지만, 쟁점이 공정 일부에 한정돼 있고 양사 원료 자체가 다르다는 점에서 곧바로 플랫폼 경쟁력이 훼손되는 형태로 번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해석이 뒤따른다.
셀트리온은 알테오젠·할로자임과 같은 히알루로니다아제 기반 SC 제형화 기술을 확보했고, 이를 적용한 허쥬마 SC는 올해 상반기 허가 신청을 예고한 상태다. 셀트리온이 이미 SC 제형화에 성공했던 램시마 SC(짐펜트라, Zymfentra)는 약물 농도를 높여 투여 부피를 줄이는 방식의 ‘비효소’ 접근이었는데, 이번 히알루로니다아제 기반 기술까지 갖추면서 제품·상황에 맞춘 SC 전환 옵션을 넓혔다는 의미가 있다. 회사는 이 역량을 위탁개발·생산(CDMO/CMO) 사업으로 확장해, 단순 제품 경쟁을 넘어 ‘플랫폼 서비스’로 차별화를 노린다는 구상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이런 구도에서 알테오젠은 ALT-B4 이후의 성장 로드맵도 병행해 준비하는 모습이다. △ ‘한 달 장기 지속형 플랫폼’ 개발을 통한 비만 치료제 진출 △ 신약 후보물질 도입을 통한 차세대 성장 동력 확보가 대표 축으로 거론된다. 기술이전 중심의 플랫폼 기업에서, 자체 파이프라인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체질 전환을 시도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장기 지속형 비만 치료제 경쟁은 후보가 빠르게 늘고 있어, 임상·제형 완성도와 개발 속도를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알지노믹스·올릭스, 릴리의 ‘RNA 치료제’ 큰그림 속 퍼즐
알지노믹스는 2025년 5월 RNA 편집 플랫폼 tsRZ(트랜스-스플라이싱 리보자임)를 일라이 릴리(Eli Lilly)에 마일스톤 포함 총 1조9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tsRZ는 질환을 유발하는 비정상 RNA 구간을 선택적으로 제거하고, 정상 서열로 치환하는 방식으로 RNA 기능을 바로잡는 기술이다. 개념적으로는 유전체를 직접 건드리는 CRISPR와 달리 RNA 단계에서 교정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RNA 버전의 편집’에 가까운 접근으로 해석된다.
기존 RNA 조절 축인 ASO(antisense oligonucleotide)나 snRNA(small nuclear RNA)가 주로 돌연변이 RNA의 발현 억제에 초점을 맞춘다면, tsRZ는 비정상 서열 자체를 교체해 RNA 기능을 정상화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2025년 12월 공개된 tsRZ 기반 교모세포종 치료제 RZ-001의 임상 1/2a상 중간 결과에서도 DLT나 SAE가 관찰되지 않았고, 암세포 성장 억제 등 초기 유효성 신호가 제시되며 플랫폼의 실현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알지노믹스는 RZ-001 외에도 면역항암제 발현을 추가 설계한 RZ-002, 알츠하이머병 적응증의 RZ-003, 망막 유전질환 대상 RZ-004 등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RZ-001은 2029년, RZ-003·RZ-004는 각각 2027~2028년 기술이전을 목표로 제시한 상태다.
올릭스는 지난해 2월 비만·MASH 치료제로 개발 중인 siRNA 후보물질 OLX702A를 일라이 릴리(Eli Lilly)에 마일스톤 포함 총 91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OLX702A는 MARC1 유전자 억제를 통해 에너지 대사량을 높이는 접근으로, 식욕 억제 중심의 GLP-1 계열과는 기전적 결이 다르다. 이 차이는 곧 내약성과 투여 편의성 측면에서의 잠재적 강점으로 연결된다. 실제로 마운자로와 위고비의 임상 3상에서는 위장관계 부작용 발생률이 각각 메스꺼움 31%·설사 23%, 메스꺼움 44.2%·설사 31.5%로 보고된 반면, OLX702A는 임상 1상 중간 데이터 기준 위장관계 부작용이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고 제시됐다. 기존 GLP-1 계열 비만 치료제가 주 1회 투여인 것과 달리, 3개월 1회 투여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는 점도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비만 분야에서 더 눈여겨볼 지점은 OLX702A와 릴리의 마운자로 성분인 터제파타이드(Tirzepatide) 간 병용 시너지 가능성이다. 비임상 데이터에서 터제파타이드 고용량 단독군의 체중 감소율이 대조군 대비 39.8%였던 반면, OLX702A 병용군에서는 최대 44.4%까지 증가했다. 병용 투여가 치료 중단 이후의 요요 현상 억제에 기여할 수 있다는 신호도 함께 관찰되었다. 장기 추적 연구에서 마운자로로 평균 20.9% 감량한 환자군은 약물 중단 52주 후 9.9% 수준으로 감량 폭이 줄었고, 위고비도 17.3% 감량 후 120주 뒤 5.6%에 머문 것으로 보고됐다. 만약 병용 전략이 GLP-1 계열에서 반복돼 온 지방 재축적 문제를 일부 보완하는 방향으로 재현된다면, 시장 내 포지셔닝은 한층 강화될 여지가 있다.
OLX702A는 아직 초기 임상 단계여서 MASH 개선의 직접 지표인 MASH 해소율 데이터는 제시되지 않았다. 다만 간 지방 감소를 통해 간접 지표로 활용되는 MRI-PDFF 감소율이 12~24주 투여 후 최대 70%까지 확인됐다. 이는 레즈디프라 100mg 투여 52주차 평균 48~52%, 위고비 0.4mg 투여 24주차 평균 34~36%와 비교할 때 더 큰 폭의 감소로 제시된 수치다.
RNA 치료제 시장 규모는 최근 빅파마들의 관심과 함께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알지노믹스와 올릭스의 기술을 도입한 릴리(Eli Lilly)는 2024년 8월 7억 달러 규모의 RNA·DNA 연구개발 센터를 개소했으며, 미나 테라퓨틱스(MiNA Therapeutics), 프로큐어 테라퓨틱스(Procure Therapeutics) 등과의 협력을 통해 RNA 중심 파이프라인을 확장해왔다. RNA 플랫폼을 보유한 알지노믹스와 올릭스가 이러한 글로벌 흐름을 발판으로 후속 개발과 추가 거래로 연결하며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델·아리바이오, 알츠하이머 치료제 분야에서의 성과
아델은 알츠하이머병 치료 후보물질 ADEL-Y01을 지난해 12월 사노피(Sanofi)에 선급금 1200억원, 총 1조5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ADEL-Y01은 알츠하이머병의 핵심 병인 중 하나인 병적 타우의 ‘미세소관 결합 부위(MTBR)’ 내 ‘아세틸화된 280번 라이신 잔기(acK280)’에 결합해 타우 응집을 억제하고, 동시에 뇌내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microglia)의 포식 작용을 유도함으로써 병적 타우 제거를 촉진하는 기전을 가진다.
acK280은 정상 타우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으며, 또 알츠하이머병의 직접적 원인으로 알려진 타우 응집체 형성을 촉발하는 트리거로 작용한다. 이러한 점에서 ADEL-Y01은 병적 타우에 대한 높은 표적 특이성과 효능을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경쟁 후보물질로는 J&J의 JNJ-63733657과 에자이·바이오젠(Eisai·Biogen)의 E2814가 있다. JNJ-63733657은 인산화 타우를 표적으로 하는데, 인산화는 정상 생리 상태에서도 나타날 수 있어 병적 타우만을 표적하는 ADEL-Y01 대비 선택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E2814 역시 MTBR을 표적으로 하나, 병적 변형인 acK280만을 선택적으로 표적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ADEL-Y01보다 선택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아델은 2025년 12월 ADEL-Y01의 임상 1a상에서 양호한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했으며, 용량 증가에 따라 혈액과 뇌척수액에서 약물 노출이 관찰되는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아리바이오는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 후보물질 AR1001을 삼진제약(2월, 1000억원), 푸싱제약(3월, 1조200억원), 아르세라(6월, 8200억원)과 차례로 도합 1조9400억원 규모의 지역별 판권을 이전하였다. 삼진제약에는 국내 독점 판권, 푸싱제약과 아르세라에는 각각 중화권(중국, 홍콩, 마카오)과 글로벌(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등)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하였다.
AR1001은 PDE5(phosphodiesterase-5) 억제를 통해 cGMP 농도를 증가시켜 시냅스 가소성과 신경 신호 전달을 강화하는 것을 주된 기전으로 하며, 이 과정에서 뇌 혈류 개선, 신경 염증 억제, 자가포식 활성화 등 다양한 병리 경로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다중기전으로작동한다. 이 때문에 아밀로이드 베타 제거에 초점을 맞춘 기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들과 구분되며, 알츠하이머병뿐 아니라 다양한 인지 기능 저하 관련 뇌질환으로의 확장 잠재성도 가진다.
2025년 8월 공개된 임상 3상 중간 데이터에 따르면, 1차 평가 지표인 ‘임상 치매 등급 척도 (CDR-SB)’ 측정에서 도나네맙은 환자의 63.3%에서 질병 악화가 관찰된 반면, AR1001은 58.2%로 악화 비율이 더 낮아 상대적으로 우수한 효능을 보였다. 도나네맙은 기존 허가약물 중 가장 우수한 3상 데이터를 보인 약물로, AR1001의 임상 3상에 청신호로 해석된다. 아리바이오는 올해 2분기 중으로 톱라인 데이터를 공개하고 3~4분기 중으로 NDA를 신청할 계획이다.
한편 뉴로바이오젠은 알츠하이머병과 비만을 적응증으로 한 티솔라질린(Tisolagiline, KDS2010)을 사이렉스 바이오(Scilex Bio)에 선급금 300억원, 총 6조5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마일스톤을 포함한 총 계약 규모 기준으로는 2025년 최대 규모의 기술이전 사례다. KDS2010은 반응성 교세포에서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MAO-B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GABA의 과도한 활성을 차단하고, 이를 통해 신경 활성화를 촉진함으로써 알츠하이머병 개선을 유도하는 기전을 가진다.
기존 셀레길린(Selegiline)과 같은 비가역적 MAO-B 억제제는 디아민 산화효소(Diamine Oxidase)를 통한 보상 경로를 활성화해 약물 내성이 발생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티솔라질린은 MAO-B를 가역적으로 억제함으로써 이러한 보상 경로 활성화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실제 마우스 모델에서 확보한 인지 기능 데이터에서도 셀레길린은 약 4주 후 효과가 감소한 반면, 티솔라질린은 4주 이상 장기 투여 시에도 인지 개선 효과가 유지됐다. 또한 기존의 대표적인 가역적 MAO-B 억제제인 사피나미드(Safinamide)는 MAO-B 외 경로에 작용하는 오프 타깃 문제가 지적돼 온 반면, 티솔라질린은 다른 효소나 수용체에 대해 40% 이상의 억제력을 보이는 오프 타깃 효과가 관찰되지 않았다. 이러한 효능적 차별점이 기술이전 성사의 주요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025년 제약·바이오 M&A 시장에서 CNS 분야의 거래 규모는 전체 치료 영역 중 2위를 차지했다. 전 세계적인 고령화로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의 미충족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알츠하이머병 연구에 집중하는 국내 바이오텍들의 성장 가능성도 주목된다.
국내 기술이전 시장의 2026년 전망과 장기적인 과제는?
2025년은 국내 바이오텍들이 보유한 기술의 경쟁력이 본격적으로 시장에서 검증된 한 해였다. 거래 수와 규모 모두 전년 대비 유의미하게 확대되었는데, 이는 특허절벽을 앞둔 빅파마들의 외부 혁신 도입 노력으로 해석된다. 해가 갈수록 특허절벽의 압박이 심화되는 만큼, 이러한 흐름은 2026년에도 국내 기술이전 시장의 성장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플랫폼 기술의 비중이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플랫폼 중심으로 역량을 축적해 온 국내 바이오텍과 반복 적용 가능한 기술을 선호하는 빅파마의 전략이 점차 맞물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경우, 향후 국내 기술이전 시장에서 거래 규모의 상당 부분을 플랫폼 기반 제약사들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플랫폼 중심의 신생 바이오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장기적인 과제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작성자 이태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