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택이 쌓여 보스턴이 된다
2008년 금융위기 때 홀로 보스턴행 비행기에 오른 제노스코(Genosco) 고종성 대표. 그만이 아니었다. 각자의 이유로, 각자의 타이밍에 낯선 도시행 비행기에 오른 사람들이 있었다. 그 고독한 선택들이 하나둘 쌓여 지금의 북적이는 켄달스퀘어를 만든 토양이 되었다. 보스턴의 진정한 혁신성은 기술도 기술이지만, 서로의 거리를 좁히려는 그 인간적인 밀착에서 나온다.
그 규모는 이제 숫자로도 보인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CIC(Cambridge Innovation Center) 내 KHIDI(보건산업진흥원) 미국 지사 산하에만 45개의 한국 기업이 입주해 있다고 한다. 고 대표가 홀로 이 도시에 발을 디뎠던 2008년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다.
일리미스테라퓨틱스, 엘리시젠, 그리고 미국 직판에서 유례없는 성과를 낸 SK바이오팜. 모두 지난 일 년 사이 보스턴에 오피스를 열었다. 신기하게도 세 회사 다 제약 업계의 난공불락으로 꼽히는 뇌·신경계 질환 분야를 정조준하고 있다. 성공 DNA와 대규모 펀딩으로 입증된 기술력을 앞세운 이들에게 보스턴은 단순한 거점이 아니다. 글로벌 감각이 뛰어난 플레이어들이 이 도시를 직접 승부의 전장으로 삼기 시작한 것이다. 보스턴의 자본과 인프라를 자국 기업처럼 능숙하게 활용하는 이들의 행보는 K-바이오의 영토가 더 이상 한국에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흐름은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PwC의 제약·생명과학 딜(Deal) 부문 리더 로엘 반 덴 아커(Roel van den Akker)는 지난 5월 이렇게 썼다. "지난 5년간 중국은 ‘Nice to watch’ 시장에서 글로벌 바이오파마 혁신의 중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