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참여 환자 1명 사망 사례 보고에 따른 안전성 리스크 부각
레볼루션 메디슨의 법적 대응 예고 및 시장 불확실성 가중으로 주가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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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스카(Erasca)가 pan-RAS 분자 접착제 ERAS-0015의 임상 1상 예비 데이터를 공개한 직후, 주가가 장 시작과 함께 약 46% 급락했다. 표면적으로는 긍정적인 임상 성적이었지만, 환자 사망, 특허 분쟁, 데이터 해석 논란이 동시에 불거지며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ERAS-0015는 세포 내 단백질 사이클로필린 A(CypA)에 결합해 활성화 상태의 RAS와 3중 복합체를 형성하고 하위 신호 경로를 차단하는 기전을 가진 경구용 pan-RAS 억제제다. 에라스카는 전임상에서 CypA 결합 친화력이 경쟁사 레볼루션 메디슨(Revolution Medicines)의 다락손라십(daraxonrasib) 대비 8~21배 높다는 점을 핵심 차별화 근거로 내세워 왔다.
이번 데이터는 미국 AURORAS-1과 중국 조요 파마텍(Joyo Pharmatech)의 JYP0015M101 임상을 통합 분석한 결과다. KRAS G12X 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 2차 이상 치료 환자(N=37)에서 62%의 미확인 객관적 반응률(uORR)을 기록했으며, 면역항암제 및 백금 기반 화학요법을 거친 2~3차 치료 환자(N=16)에서는 75%의 uORR이 나타났다. 췌장암(PDAC) 2차 치료 환자(N=20)에서는 40%의 uORR을 보였다. 약력학 측면에서도 약리학적 활성 용량(16~32mg)을 투여받은 환자 전원(14/14명)에서 KRAS G12X 순환종양DNA(ctDNA) 변이 대립유전자 분율이 75% 이상 감소했으며, 이 중 5명은 ctDNA가 완전히 소실됐다.
에라스카가 자체 설정한 벤치마크는 다락손라십의 비소세포폐암 반응률 37.5%, 췌장암 반응률 19.6% 대비 10%p 이상의 개선이었으며, 이번 데이터는 두 항목 모두 이 기준을 충족했다.
그러나 주가 급락의 직접적 방아쇠는 임상 중 발생한 환자 사망이었다. 전이성 췌장암을 앓던 66세 남성 환자가 ERAS-0015 투여 개시 약 한 달 만에 3등급 폐렴 증상으로 응급실에 이송됐으며, 이후 보조 요법 중단 요청에 따라 사망했다. 조나단 림(Jonathan Lim) 에라스카 CEO는 “조사관의 판단에 따르면 보조 요법을 지속했다면 결과가 달랐을 수 있다”며 폐렴은 항암제에서 드물게 나타나는 부작용임을 강조했다.
여기에 레볼루션 메디슨의 법적 위협이 악재로 겹쳤다. 에라스카는 레볼루션 메디슨이 특허 침해를 주장하는 서한을 발송했음을 밝혔다. 레볼루션 메디슨은 ERAS-0015가 자사 특허를 균등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미국 내 개발·판매의 즉각 중단을 요구했고, 에라스카가 양사 약물의 전임상 데이터를 부당하게 비교했다는 문제도 함께 제기했다. 에라스카는 해당 주장이 근거 없다며 강력히 반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레볼루션 메디슨의 주가는 같은 날 10% 상승했다.
데이터 해석을 둘러싼 시각 차이도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에버코어 ISI의 션 맥커천(Sean McCutcheon) 애널리스트는 수치상 높은 반응률에도 불구하고 아직 미확인 반응률인 데다 임상 설계와 환자군이 달라 다락손라십 대비 명확한 차별화를 입증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에라스카가 안전성 5개 항목에서도 경쟁 약물 대비 우위를 주장했으나, 이 비교 자체가 레볼루션 메디슨의 법적 이의 제기 대상이 된 점도 불확실성을 더했다.
에라스카는 단일요법 확장 코호트 및 병용 용량 증량 코호트의 추가 데이터를 2027년 상반기에 공개할 예정이다. 확정 반응률과 생존 데이터, 그리고 법적 분쟁의 향방이 ERAS-0015의 경쟁력 평가를 가를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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