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회사 홈페이지
로슈(Roche)가 차세대 항암 기술로 주목받는 분해제-항체 접합체(Degrader-Antibody Conjugate, DAC) 시장에 본격적으로 가세했다.
로슈는 미국 바이오 기업 C4 테라퓨틱스(C4 Therapeutics)에 선급금 2,000만 달러를 지급하고, 향후 개발 단계에 따라 10억 달러 이상의 마일스톤을 제공하는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력은 두 곳의 암 표적을 대상으로 하며, 향후 한 개의 표적을 추가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됐다.
DAC는 항체-약물 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의 표적 전달 능력과 표적 단백질 분해제(Targeted Protein Degrader, TPD)의 기전을 결합한 복합 모달리티다.
기존 ADC가 세포 독성 화합물을 항체에 결합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것과 달리, DAC는 TPD를 페이로드로 활용해 질병의 원인이 되는 특정 단백질을 분해한다.
이를 통해 기존 약물로 접근이 어려웠던 소위 '표적하기 어려운(Undruggable)' 표적을 공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로슈의 글로벌 연구 기술 총괄인 바바라 뤼켈(Barbara Lueckel) 박사는 "DAC가 ADC 페이로드에서 발생하는 치료 범위 제한과 내성 문제를 해결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며 "광범위한 세포 독성 대신 정밀한 단백질 분해 기전을 활용함으로써 독성을 낮추고 약물 내성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계약 내용에 따라 로슈는 선정된 암 표적에 대한 항체를 설계하고, C4 테라퓨틱스는 자사의 Torpedo 플랫폼을 기반으로 분해제 페이로드를 개발한다.
이후 로슈가 항체와 페이로드를 접합하여 전임상 및 후속 임상 연구를 전담하게 된다.
양사는 구체적인 표적 명칭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앤드류 허쉬(Andrew Hirsch) C4 테라퓨틱스 CEO는 "독성 우려가 있는 표적을 공략할 때 항체를 이용해 분해제를 특정 조직에 정밀하게 전달하는 방식이 매우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DAC는 기술적 복잡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ADC의 경우 페이로드의 효능이 매우 강력해 항체당 소량의 분자만 부착해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TPD를 활용하는 DAC는 상대적으로 더 높은 약물 탑재 비율이 요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뤼켈 박사는 "더 복잡한 모달리티를 완전히 숙달해야 할 시점"이라며 "생물학적 복잡성을 해결하기 위해 더 큰 분자를 항체에 결합하는 방식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으로 로슈와 C4 테라퓨틱스의 협력 관계는 더욱 공고해졌다.
양사는 2016년 C4 테라퓨틱스의 설립 초기부터 파트너십을 유지해 왔으며, 과거 EGFR 자산 개발 중단 등의 변화를 겪으면서도 전통적인 TPD 분야에서 협력을 지속해 왔다.
이번 DAC 공동 개발은 양사의 협력 범위를 차세대 모달리티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