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가 독일 바이오텍 투불리스(Tubulis)를 선급금 31억 5,000만 달러, 마일스톤 포함 최대 50억 달러(한화 약 7조 5,000억 원) 규모에 인수한다.
투불리스의 기술적 차별성은 자체 개발한 'P5 접합 플랫폼(P5 Conjugation Technology)'에서 비롯된다. 시스테인 선택적 접합 화학을 기반으로 한 이 플랫폼은 기존 승인 ADC 대비 현저히 높은 링커 안정성을 구현하며, 종양 조직에 대한 약물 노출은 극대화하면서 간 등 정상 조직에서의 부작용을 억제하는 특성을 보인다.
이를 기반으로 구축된 Tubutecan 플랫폼은 DAR(약물-항체 비율) 8 수준의 고농도 안정적 접합을 가능케 하며, 아스트라제네카·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Enhertu), 길리어드 사이언스 자체 보유 트로델비(Trodelvy) 등 기존 상업화 ADC보다 혈청 내 링커 안정성 면에서 우월하다는 전임상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투불리스는 올해 초 기존 승인 ADC가 활용하지 못한 하이드록시 함유 페이로드를 항체에 결합시키는 'Alco5 플랫폼'의 전임상 데이터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하며, 단백질 분해를 포함한 새로운 작용 기전(MOA)으로의 확장 가능성까지 입증했다.
TUB-040은 이 플랫폼 위에서 탄생한 첫 번째 임상적 결실이다. NaPi2b를 표적하는 토포이소머라아제-I 억제제 기반 ADC인 TUB-040은 현재 백금 저항성 난소암(PROC) 및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b/2상(NAPISTAR 1-01)을 진행 중이며, 지난해 ESMO 2025에서 발표된 중간 데이터에서 59%의 객관적 반응률(ORR)을 기록했다.
NaPi2b 표적 ADC는 과거 로슈(Roche), 머사나 테라퓨틱스(Mersana Therapeutics), 자이메웍스(Zymeworks)가 임상적 기대치 미달로 잇따라 개발을 중단한 난제 영역이다. 투불리스가 같은 표적에서 의미 있는 반응률을 도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P5 플랫폼이 가능하게 한 치료 지수(Therapeutic Window) 확장이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길리어드 사이언스와 투불리스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2024년 초 투불리스와 2,000만 달러의 선급금 및 최대 4억 1,500만 달러 규모의 ADC 공동개발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플랫폼의 가능성을 먼저 검증했고, 약 1년간의 협업 과정을 통해 전면 인수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번 인수는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항암 전략이 거래 중심에서 기술 내재화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셀릭스(Arcellx) 78억 달러, 오우로 메디신(Ouro Medicines) 16억 7,000만 달러 인수에 이은 세 번째 대형 M&A로, 다니엘 오데이(Daniel O'Day) CEO가 강조해 온 "강점의 위치(position of strength)"에서의 딜 추진 기조가 일관되게 구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