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회사 홈페이지
일라이 릴리(Eli Lilly)가 인공지능(AI) 기반의 유전자 교정 기술력을 강화하기 위해 프로플루언트(Profluent)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이번 협력은 AI를 활용해 설계된 재조합 효소(recombinase)를 통해 기존 치료법으로 해결하기 어려웠던 유전 질환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에머리빌에 본사를 둔 프로플루언트는 단백질 설계를 위한 대규모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는 선구적인 AI 기업이다. 이들은 대규모 언어 모델이 기능성 단백질을 생성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증명했으며, 1150억 개 이상의 고유 단백질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계약 내용에 따라 프로플루언트는 자사 AI 모델을 동원해 특정 유전체 타깃에 작용하는 부위 특이적 재조합 효소(Site-specific recombinase, SSR)를 설계한다. 일라이 릴리는 해당 설계 자산을 바탕으로 전임상 및 임상 개발을 진행할 수 있는 독점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그 대가로 프로플루언트는 비공개 선급금을 수령하며, 향후 성과에 따라 최대 22억 5000만 달러 규모의 개발 및 상업화 마일스톤을 지급받게 된다. 제품화 성공 시 매출에 따른 단계별 로열티도 별도로 책정됐다.
알리 마다니(Ali Madani) 프로플루언트 최고경영자는 "킬로베이스(kb) 규모의 DNA 편집은 유전자 의학 분야에서 성배와 같다"며 "이번 협업은 이전에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치료법을 현실화하는 데 목적이 있으며, 오직 AI만이 유전체의 모든 위치를 정밀하게 타격하는 맞춤형 리콤비나제를 생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유전자치료 분야에서의 릴리의 행보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릴리는 지난해 5월 국내 RNA 편집 기업 알지노믹스와 트랜스-스플라이싱 리보자임(TSR) 플랫폼 기반의 유전성 난청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최대 13억 달러, 약 1조 8,499억 원)을 체결한 데 이어, 같은 해 6월에는 염기 편집 전문 기업 버브 테라퓨틱스(Verve Therapeutics)를 13억 달러(약 1조 8,499억 원)에 인수하며 DNA 수준의 영구 교정 기술까지 포트폴리오에 편입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AAV 유전자치료 플랫폼을 보유한 메이라GTx(MeiraGTx)와도 최대 4억 7,500만 달러(약 6,759억 원) 규모의 안과 분야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고, 올해 1월에는 재조합효소 기반 유전자 편집사 심리스 테라퓨틱스(Seamless Therapeutics)와 최대 11억 2,000만 달러(약 1조 5,938억 원) 규모의 유전성 난청 프로그램 협업을 추가했다. 이번 프로플루언트와의 계약까지 포함하면, 릴리는 약 1년 사이에 RNA 교정(TSR)·DNA 재조합효소(SSR)·염기 편집·AAV 유전자보충이라는 서로 다른 유전자치료 플랫폼을 모두 확보한 셈이다.
단일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각 유전자·적응증별 특성에 맞는 최적 기술을 선택하는 멀티 플랫폼 전략을 일관되게 구축해온 것으로 해석된다. 릴리가 유전자치료에 부여하는 전략적 무게는 이번 프로플루언트 딜로 완성된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이어질 행보의 일부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