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회사 홈페이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데날리 테라퓨틱스(Denali Therapeutics)의 헌터증후군 치료제 아블라야(Avlayah, 성분명 tividenofusp alfa-eknm)를 2026년 3월 25일 가속 승인했다. 이번 승인은 증상 발현 전 또는 발현 초기의 소아 환자에서 신경학적 증상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FDA는 아블라야를 헌터증후군의 신경학적 합병증 치료를 위해 승인된 최초의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아블라야는 주 1회 정맥주사로 투여되며, 뇌척수액 내 헤파란 황산염 감소를 대리 지표로 인정받아 허가를 획득했다.
이번 결정은 최근 희귀질환 치료제 심사 기조와 비교해 더욱 주목된다. 불과 한 달여 전인 2026년 2월 9일, 리젠엑스바이오(Regenxbio)는 헌터증후군 유전자치료제 RGX-121에 대해 FDA로부터 보완요구서(CRL)를 받았다고 밝혔다. 당시 FDA는 환자군 구분의 적절성, 외부 자연사 대조군의 비교 가능성, 그리고 선택된 대리 지표가 임상적 유익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지 등에 우려를 제기했다. 같은 질환 영역에서도 어떤 데이터와 개발 전략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규제 판단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아블라야 승인으로 가장 크게 부각된 것은 뇌혈관장벽(BBB) 셔틀 기술의 상업적 가능성이다. 데날리는 트랜스페린 수용체(TfR)를 활용해 효소가 BBB를 통과하도록 설계했고, 이를 통해 기존 효소대체요법이 충분히 다루지 못했던 중추신경계 증상 공략에 성공했다. FDA 역시 이번 승인에서 뇌척수액 바이오마커 변화를 임상적 유익을 예측할 가능성이 합리적으로 높은 지표로 받아들였다. 이는 BBB를 넘어 약물을 전달하는 플랫폼 기술이 실제 허가와 상업화 단계까지 도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첫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이 지점에서 국내에서는 에이비엘바이오(ABL Bio)의 그랩바디-B(Grabody-B)가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IGF1R 기반 BBB 셔틀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으며, 회사 설명에 따르면 TfR 기반 접근법과 차별화된 안전성과 전달 메커니즘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회사는 그랩바디-B를 활용해 항체의 BBB 투과를 높이는 기술을 개발해왔고, 대표 파이프라인 ABL301은 비임상에서 높은 뇌 투과성과 양호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사업화 측면에서도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미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존재감을 키워왔다. 회사는 사노피(Sanofi), GSK, 일라이 릴리(Eli Lilly)와 BBB 셔틀 또는 그랩바디 플랫폼 관련 기술이전 및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히고 있다. 데날리의 첫 상업화 성공이 BBB 셔틀 분야 전반의 규제 신뢰도를 높인다면, 후속 플랫폼을 보유한 기업들에도 긍정적 파급효과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에이비엘바이오처럼 이미 복수의 글로벌 딜로 기술 검증을 받아온 기업에는 추가 기술이전이나 적응증 확장 기대가 다시 붙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