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회사 홈페이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차세대 항암 기술로 주목받는 ADC(항체-약물 접합체) 분야로 파이프라인을 확장하며 신약 개발 행보를 본격화한다. 회사는 첫 번째 ADC 신약 후보물질인 SBE303의 임상 1상 시험에 착수하며 본격적인 임상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SBE303은 요로상피암, 폐암, 유방암 등 다양한 고형암 세포에서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접착 단백질인 넥틴-4(Nectin-4)를 타깃으로 설계된 약물이다. 암세포 표면의 특정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에 강력한 살상력을 가진 약물을 결합해 정상 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종양 세포만을 정밀하게 타격하는 원리다.
이번 임상 1상은 기존 표준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내성이 생긴 진행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수행되는 인체 최초 투여 임상(First-in-human) 연구다. 다기관에서 오픈라벨 방식으로 진행되며, SBE303의 안전성과 내약성뿐만 아니라 유효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전임상 단계에서 이미 SBE303의 경쟁력을 일정 부분 입증했다. 공개된 AACR 2026 포스터 발표 초록에 따르면, SBE303은 요로상피암을 포함한 넥틴-4 양성 종양 모델에서 유의한 종양 억제 효과를 나타냈으며, 동물 대상 독성실험에서도 중증 전신 독성이나 피부 독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 전임상 결과는 오는 17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6) 포스터 세션을 통해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넥틴-4를 첫 신약 도전의 표적으로 선택한 배경에는 해당 타깃의 검증된 임상적 가치가 자리한다. 현재 유일한 허가 넥틴-4 ADC인 파드셉(엔포투맙 베도틴)은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와의 병용에서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의 중앙 전체생존기간을 표준 백금 기반 화학요법 대비 두 배 이상 연장하며 치료 패러다임을 재편했다.
아스텔라스는 파드셉의 연간 매출 피크를 최대 34억 달러로 전망하고 있으며, 유방암·두경부암 등 적응증 확장이 현재도 진행 중이다. 넥틴-4가 방광암 세포의 90% 이상에서 높은 발현율을 보이면서도 정상 조직에서는 발현이 낮다는 특성은, 정밀 타격을 핵심으로 하는 ADC 약물 설계에 최적화된 조건으로 평가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독자적인 ADC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해 임상 단계까지 끌어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지난 1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내년부터 본 임상 단계의 신약 후보물질을 매년 1개 이상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임상 진입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신약 개발 역량을 입증하고 차세대 항암제 시장 내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분기점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