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 인력 확충 논의의 핵심 근거가 되는 수급 추계 결과에 대해 시민사회와 노동, 환자 단체들이 강력히 반발하며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들은 추계 방식이 "비정상 시기"의 의료 이용을 정상으로 간주하여 미래 의료 수요를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한다.
국민중심 의료개혁 연대회의는 지난 12월 30일 발표된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 결과를 두고, 2024년과 2025년의 의료 공백 사태를 초래했던 코로나19 팬데믹과 의정 갈등 시기를 기준으로 삼은 것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연대회의는 경실련, 보건의료노조, 한국노총, 환자단체연합회 등으로 구성된 연대체로, 해당 시기의 비정상적인 의료 이용 억제가 미래 의료 수요를 왜곡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추계위원회는 2035년 의사 부족 규모를 1,535명에서 4,923명, 2040년에는 5,704명에서 1만 1,136명으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일부 의사단체는 이 수치마저 근거 부족과 졸속 산정이라는 이유로 부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연대회의는 "공급자 과반 구조에서 나온 결과마저 부정하는 것은 증원 자체를 무력화하려는 정치적 행위"라며, 추계 과정에서 하한을 낮추는 데 영향력을 행사하고 결과가 나오자 이를 전면 부정하는 "이중 전략"이라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특히 연대회의는 의료 수요를 2024년 특정 시점에 고정하는 방식과 최근 5년간(2020~2024년)의 임상활동 확률을 적용한 공급 추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공의 이탈과 의료 공백으로 의료 이용이 억제된 2024년을 기준으로 삼을 경우, 고령화와 지역·필수·공공의료 분야의 구조적 부족 문제가 통계적으로 가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고령 의사의 활동성이 과대 반영되어 미래 공급이 부풀려질 우려도 제기했다.
의료 인력 확충 논의에서 인공지능(AI) 도입이 대체 수단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도 연대회의는 선을 그었다. 이들은 의사단체가 근무 강도 완화를 이유로 전일제 환산(FTE)을 강조하면서 AI 도입을 증원 회피 논리로 사용하는 것을 지적했다. 연대회의는 "의료 AI는 인력 증원의 대체 수단이 아니라 환자 안전과 설명, 협진을 강화하는 도구"라며, AI를 전제로 필요 인력을 줄이는 것은 "정책적 비약"이라고 명확히 밝혔다.
연대회의는 정부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 다음과 같은 사항을 촉구했다. △비정상 시기 의료 이용을 고정한 추계를 정원 결정의 하한으로 사용하지 말 것 △최근 5년 임상활동 확률 적용의 영향에 대한 공개 검증 △근무 축소를 전제로 할 경우 인력 증원을 병행할 것 △확대된 의사 인력이 지역·필수·공공의료로 배치될 수 있도록 지원 패키지를 함께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