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파마뉴스 | 남호준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초희귀 담관암 환자를 위한 새로운 바이오마커 기반 치료제를 허가했다.
FDA는 지난 8일 파트너 테라퓨틱스(Partner Therapeutics)의 HER2·HER3 이중특이항체 ‘비젠그리(Bizengri, 성분명 제노쿠투주맙-zbco)’를 NRG1 유전자 융합 양성 담관암 치료제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승인 대상은 이전 전신치료 도중 또는 치료 후 질병이 진행된 진행성·수술로 절제할 수 없는 상태 또는 전이성 담관암 성인 환자다. FDA에 따르면 비젠그리는 해당 조건의 NRG1 융합 양성 담관암 환자를 대상으로 승인된 첫 번째 치료제다.
NRG1 융합 양성 담관암은 담관암 가운데서도 극히 드물게 발생하는 분자학적 아형이다. NRG1 융합 단백질은 HER3와 결합해 HER2·HER3 복합체 형성을 촉진하고, 암세포의 성장과 증식에 관여하는 하위 신호전달 경로를 활성화한다.
제노쿠투주맙은 HER2와 HER3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특이항체다. NRG1 융합 단백질과 HER3의 상호작용 및 HER2·HER3 이합체 형성을 차단해 종양 성장 신호를 억제하도록 설계됐다.
이번 승인은 다기관·공개·다중 코호트 임상시험인 ‘eNRGy’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연구에는 절제불가 또는 전이성 NRG1 융합 양성 담관암 환자 22명이 등록됐으며, 이 가운데 19명이 유효성 평가에 포함됐다.
주요 유효성 평가변수는 RECIST 1.1 기준에 따라 독립적 중앙검토위원회가 평가한 객관적반응률(ORR)과 반응지속기간(DOR)이었다.
평가 결과 비젠그리의 객관적반응률은 36.8%로 나타났다. 95% 신뢰구간은 16.3~61.6%였으며, 치료에 반응한 환자들의 반응지속기간은 2.8개월에서 12.9개월로 확인됐다.
비젠그리의 권장 용량은 750mg으로, 질병이 진행하거나 수용할 수 없는 독성이 발생할 때까지 2주 간격으로 정맥 투여한다.
주요 경고 및 주의사항에는 주입 관련 반응과 과민반응·아나필락시스, 간질성폐질환 또는 폐렴, 좌심실 기능장애, 배아·태아 독성 등이 포함됐다.
가장 흔하게 보고된 이상반응은 설사, 근골격계 통증, 피로, 오심, 주입 관련 반응, 호흡곤란, 발진, 변비, 구토, 복통 및 부종이었다.
이번 허가는 FDA의 ‘국가우선심사 바우처(Commissioner’s National Priority Voucher·CNPV)’ 시범 프로그램을 통해 이뤄진 일곱 번째 승인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희귀질환을 비롯해 국가적 우선순위와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할 가능성이 있는 의약품의 심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FDA는 심사 지원 자료인 어세스먼트 에이드(Assessment Aid)를 활용해 당초 목표일보다 5개월 이상 앞서 비젠그리를 승인했다. 비젠그리에는 우선심사와 혁신치료제 지정, 희귀의약품 지정도 적용됐다.
비젠그리는 앞서 2024년 12월 이전 전신치료 후 진행된 NRG1 융합 양성 비소세포폐암과 췌장선암 치료제로 FDA의 가속승인을 받은 바 있다. 이번 담관암 적응증 추가로 비젠그리의 NRG1 융합 양성 고형암 치료 영역은 세 가지 암종으로 확대됐다.
환자 수가 극히 적어 대규모 임상시험 수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 승인은 유전자 융합을 기반으로 환자를 선별하는 정밀의료 전략이 초희귀 담관암 분야까지 확장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