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Unsplash
국내 의료 현장에서 가동 중인 전산화단층촬영장치(CT)의 노후화 현상이 심화되며 환자 안전과 진단 정확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20년부터 2024년까지의 요양기관 장비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전국 노후 CT 비중은 34.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32.6% 대비 1.9%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국내 CT 장비 3대 중 1대는 도입된 지 10년이 경과한 노후 장비인 셈이다.
지역별 수급 불균형과 노후도 격차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울산 지역의 CT 노후율은 52.1%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광주, 부산, 강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인구 10만 명당 CT 보유량은 비수도권이 5.1대로 수도권의 4.4대보다 많아, 장비의 양적 공급보다는 질적 관리가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다. 특히 대구와 광주, 전북 지역은 6.0대 이상의 높은 보유량을 보였으나 장비의 현대화 수준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의료기관 종별로는 규모가 영세할수록 장비 노후화가 심각했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노후율은 39.8%로 가장 높았으며 병원, 종합병원 순으로 나타났다. 상급종합병원의 노후율은 28.6%로 상대적으로 낮았으나 여전히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성능별 분석에서 16채널 미만 저성능 CT의 96.4%가 노후 장비로 분류되어, 기술적 한계와 장비 노후화가 결합된 진단 사각지대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유럽영상의학회 등 글로벌 전문가 그룹은 CT 운영 기간이 10년을 초과할 경우 영상 품질 저하에 따른 오진 위험과 반복 촬영으로 인한 방사선 노출 증가 문제를 경고해 왔다. 해외 주요국은 이미 엄격한 장비 관리 정책을 시행 중이다. 프랑스는 도입 후 7년, 호주는 10년 이상 된 장비에 대해 수가를 차등 적용함으로써 자발적인 장비 교체를 유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승은 대한영상의학회장이 "노후 CT는 단순히 오래된 장비의 문제를 넘어 진단의 신뢰성에 직결되는 문제"라고 지적하며 정밀한 관리 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번 지리공간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노후 장비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이번 분석 결과를 활용해 노후 장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지역 의료자원 수급의 합리화를 위한 검토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향후 노후 장비에 대한 수가 체계 개편이나 장비 교체 지원 정책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