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테오젠(Alteogen, KRX: 196170)의 창업주 박순재 대표가 2025년 12월을 기점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순재 의장은 1980년대 후반부터 국내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주도해 온 1세대 연구자이자 경영인이다. 연세대학교 생화학과 졸업 후 미국 퍼듀대학교에서 화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LG화학(LG Chem, KRX: 051910)의 전신인 럭키바이오텍연구소에서 국내 최초 FDA 승인 신약인 팩티브정의 사업개발과 바이오시밀러 유트로핀 개발을 이끌었다. 이후 한화석유화학(현 한화솔루션) 바이오 담당 본부장과 바이넥스(Binex, KRX: 053030)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연구개발(R&D)과 경영 전반에 걸친 경력을 쌓았다.
2008년 5월, 박 의장은 부인인 정혜신 전 한남대학교 교수와 공동으로 알테오젠을 설립했다. 창업 초기 알테오젠은 대규모 선투자에 의존하기보다 독자적인 기술력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다시 R&D에 투자하는 자생적 성장 모델을 구축했다. 특히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로 전환하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플랫폼인 하이브로자임(Hybrozyme, ALT-B4)의 개발은 회사가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는 핵심 계기가 됐다. 해당 기술은 머크(Merck & Co., NYSE: MRK) 및 다이이찌산쿄(Daiichi Sankyo, TYO: 4568)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대규모 라이선스 계약으로 이어졌다.
박 의장은 2011년 대표이사 취임 이후 2014년 코스닥 상장을 거쳐 알테오젠을 대형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 과정에서 박 의장은 안정적인 수익 구조가 확립될 때까지 본인의 연봉을 5억 원 이하로 유지하는 경영 방침을 고수했다. 반면 임직원들에게는 주식매수선택권(Stock Option)을 적극 부여하여 성과를 공유하는 보상 체계를 운영했다. 실제로 기업 가치 상승에 따라 다수의 임직원이 수혜를 입었으나, 박 의장 본인은 2025년 상반기까지 사내 연봉 상위 5인 명단에 포함되지 않는 등 실질적인 책임 경영을 실천해 왔다.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전태연 대표는 위스콘신-매디슨 대학교 생화학 박사이자 미국 인디애나대 로스쿨 법학 박사(J.D.) 학위를 보유한 지식재산(IP) 전문가다. 2020년 알테오젠 합류 이후 머크와의 키트루다(Keytruda) SC 제형 전환 계약 등 주요 글로벌 거래를 주도해 왔다. 전 대표는 향후 2030년까지 상업화 품목을 현재 3개에서 9개 이상으로 늘리고, 하이브로자임 플랫폼의 적용 분야를 다각화할 계획이다.
박순재 의장의 이번 행보는 창업자 중심 경영에서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함으로써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박 의장은 향후 이사회 의장으로서 중장기 전략 수립과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는 기업의 규모 확장에 발맞춰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전략적 조치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