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위스 상장사 로슈(Roche, SIX:ROG)가 미국 89바이오(89bio, NASDAQ:ETNB)를 인수한다. 조건은 주당 14.50달러 현금과 성과연동형 권리(CVR) 최대 6달러로, 총액은 최대 35억달러다. 공개매수와 규제 심사를 거쳐 2025년 4분기 종결을 목표로 한다. 이번 거래로 로슈는 후기 임상 단계의 FGF21 유사체 ‘페고자퍼민(pegozafermin)’을 확보한다.
MASH 치료제 개발은 비만과 당뇨 등 심대사 위험을 동반하는 환자군의 미충족 수요를 배경으로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페고자퍼민은 섬유화 억제와 항염증을 동시에 겨냥하는 FGF21 기전으로, 간섬유증(F2·F3)과 간경변(F4)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로슈는 심혈관·신장·대사질환(CVRM) 포트폴리오와 인크레틴 계열과의 병용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거래 구조는 현금 지불에 CVR을 더해 성과에 따른 보상을 설계했다. CVR은 △2030년 3월까지 F4 환자 대상 첫 상업판매 달성 △2033년 말까지 연매출 30억달러 달성 △2035년 말까지 연매출 40억달러 달성에 따라 순차 지급된다. 기본 지분가치는 약 24억달러로 평가됐으며, 인수 완료 시 89바이오 임직원은 로슈 제약 부문에 합류한다.
경쟁 구도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올해 들어 대형 거래가 연달아 있었다. 일라이 릴리(Eli Lilly, NYSE:LLY)는 올릭스의 siRNA 파이프라인을 도입했고, GSK(LSE/NYSE:GSK)는 FGF21 계열 후보 ‘Efimosfermin alfa’를 인수했다. 이미 승인된 치료제로는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Madrigal Pharmaceuticals, NASDAQ:MDGL)의 레즈디프라와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 NYSE:NVO)의 위고비가 있다. 환자 수 증가 전망과 다양한 기전의 공존 가능성은 FGF21 축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고 있다.
이번 인수의 의미는 명확하다. 로슈는 △비만 및 대사 파이프라인과의 조합 확장 △고섬유화 MASH 환자군에서의 차별화 △현금 지출에 대비한 중장기 매출 옵션 확보를 동시에 노린다. 공개매수 성사와 반독점 심사 등 통상적 종결 조건이 충족되면, 3상 결과와 상업화 진척이 밸류에이션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